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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까지 태극마크와의 인연은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2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한 차례가 전부였다. 이재성(22·전북)은 철저히 무명이었다. 2014년 자유선발로 전북에 입단할 당시에도 왜소한 체격(1m80-70㎏)에 프로 무대 적응이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반전 드라마가 쓰여졌다. 신인 이재성은 '신인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전북의 주전 자리를 꿰찬데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냈다. 이 정도면 인생 역전이다.
전북 주전 찍고 아시안게임
과분한 금메달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그는 양지 대신 음지에서 빛났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결승까지 전경기에 출전하며 이광종호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조별리그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토너먼트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폭넓은 활동량을 과시, 대표팀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태국과의 4강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한국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전반 20분만에 어깨를 다쳐 교체 아웃됐지만 한국의 극적인 금메달 획득으로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무명에서 금메달리스트로,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이재성이 지난 6개월을 되돌아봤다. "행복한 날들이었다. 프로에 입단하며 목표를 크게 잡았는데 이렇게 잘 될줄은 나도 몰랐다. 지금 내게 생긴 일들이 과분하다."
더블&국가대표
아시안게임 이후 휴식을 취한 뒤 지난 10일 전북의 클럽하우스로 복귀했다. 동료들의 축하에도 그는 웃지 못했다. "벌금 내~." 부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최강희 감독은 농담으로 풀어냈다. 좌측 견봉 쇄골간 인대 부분 파열로 3주 진단이 나왔다. 12일 전북-울산의 '현대家더비'를 경기장에서 지켜본 이재성은 발을 굴렀다. "빨리 뛰고 싶다." 10월 말 복귀를 목표로 재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이제 '더블'을 그리고 있다. "K-리그 클래식과 FA컵 동시 우승이 목표다. 올시즌 꿈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두 가지만 남았다." 국가대표의 꿈을 묻는 질문에 이재성은 웃음으로 답했다. "개인적으로 목표는 항상 크게 잡는다. 국가대표는 항상 내 마음 속에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