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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의 수비조직력, 한국축구 안정의 시발점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10-14 07:18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14일)을 앞두고 13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훈련용 폴대를 직접 설치하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13/

또 다시 초점은 '무실점 승리'에 맞춰졌다.

"기초부터 탄탄히 다져야 한다"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집짓기 철학은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이어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파라과이전과 마찬가지로 무실점 경기에 가장 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공언했다.

파라과이전을 앞둔 9일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미국 프로농구(NBA)의 격언을 되새겼다.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를 얻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까지 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명 수비수 출신이라서 '수비'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그 동안 한국 축구가 안고 있던 문제점인 고질적 수비 불안을 짧은 시간 안에 제대로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축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사령탑이 세 차례 바뀌는 동안 0점대 실점을 기록한 것은 한 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2010년 7월 21일~2011년 12월 8일 A대표팀을 이끌었던 조광래 감독 시절이다. 당시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과 평가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치르면서 21경기에서 20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평균 0.95골을 기록했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과 최종예선을 치른 최강희 전 감독은 14경기에서 17골을 잃었다. 최 감독의 철학은 '닥공(닥치고 공격)'이었지만, 근간이 된 짠물수비를 완성하지 못했다. 홍명보 전 감독도 빈약한 수비에 빛을 잃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역들과 K-리그 수비수들의 조합은 엇박자가 낫다. 19경기에서 26실점을 했다. 한 경기에서 4골이나 헌납한 경기가 3경기나 된다. 수비가 안정돼야 승리도 챙길 수 있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낀 한국 축구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무실점 승리가 연이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더블 스쿼드가 갖춰져야 한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변수가 발생해 다른 선수가 투입돼도 똑같은 수비조직력이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래서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에서 새로운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파라과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던 곽태휘(알힐랄) 김기희(전북) 이 용(울산) 홍 철(수원)이 제외될 전망이다.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주영 차두리(이상 서울) 등 새 얼굴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하는 수비조직력, 공격에 초점이 쏠렸던 한국 축구를 안정시키는 시발점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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