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부산, 중심에 닐손 주니어-파그너 두 외인 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0-12 16:33


2014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성남FC와 부산아이파크의 경기가 17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부산의 파그너가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성남=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8.17/

부산 아이파크가 달라졌다.

부산은 12일 부산아시아드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에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전반 8분 파그너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던 부산은 후반 14분 드로겟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팽팽하던 승부는 후반 25분 주세종의 패스를 받은 임상협의 결승골로 마무리됐다. 부산은 4경기 무패행진(2승2무)을 이어가며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다. 동시에 제주전 연속 무승 행진(2무6패)을 마감하며 제주 징크스를 끊었다. 부산의 부활로 강등 전쟁도 더욱 뜨거워졌다.

달라진 부산의 중심에는 두 브라질 출신의 외국인선수 닐손 주니어와 파그너가 있다. 닐손 주니어는 부산 수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강등권 탈출을 위한 필승카드로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수비강화를 위해서였다. 부산은 지난달 3일 수원전에서 처음 스리백을 구사했다. 황재훈이 수비리딩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실점이 계속됐다. 윤 감독은 잊혀진 닐손 주니어에게 중앙 수비 역할을 맡겼다. 올여름 일본 사간도스에서 부산으로 이적한 닐손 주니어는 당초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영입됐다.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떨어지는 스피드와 잦은 패스 미스로 계륵으로 전락했다. 윤 감독은 여름 들어 아예 닐손 주니어를 주전에서 제외시켰다. 스리백의 가운데를 이끌 수비수를 찾던 윤 감독은 닐손 주니어의 피지컬 능력에 주목했다. 닐손 주니어가 일본에서 중앙 수비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닐손 주니어는 흔들리던 부산 수비를 구해냈다. 부산은 닐손 주니어를 앞세워 지난달 27일 성남전에서 무실점에 성공했다. 19경기 연속 실점을 끊는 값진 무실점이었다. 부산은 제주전 무실점을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단 2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펼치고 있다.

닐손 주니어가 수비의 중심이라면 파그너는 공격의 핵이다. 부산에서만 4년째 활약 중인 파그너는 '여름 사나이'에서 '가을 사나이'로 변신했다. 올여름에 부진했던 파그너는 가을이 되자 펄펄 날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4골을 뽑는 놀라운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파그너가 달라진 것은 역할 변화에 비밀이 있다. 섀도 스트라이커나 측면 공격수로 주로 활약하던 파그너는 중앙 공격수로 위치를 옮기며 '프리롤'을 부여받았다. 윤 감독은 파그너에게 수비 부담을 주지 않고 공격에 전념하도록 했다. 전술 굴레에서 벗어난 파그너는 물만난 고기마냥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날 제주전에서도 전반 8분 최광희의 스루패스를 받아 침착한 마무리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파그너가 중앙으로 옮겨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자 임상협과 박용지 등 파트너들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상협은 제주전 득점으로 8월17일 성남전 이후 두달만에 골맛을 봤다. 파그너 '프리롤 효과'였다.

윤 감독은 "닐손이 중앙 수비수로 옮기며 수비 안정을 찾은 계기가 됐고, 파그너도 계속 득점해주고 있다. 두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기에 막판에 조금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두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부산은 지난 몇년간 외국인선수 덕을 거의 보지 못했다. 강등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부산이 과연 닐손 주니어-파그너 두 외국인 콤비를 앞세워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금까지는 분위기가 좋다.


부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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