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운명의 대결, '꼬마 일본'은 한 수 아래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9-28 07:12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예선전이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광종 감독이 다부진 표정으로 벤치에 앉아 있다.
안산=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9.17/

적장인 데구라모리 마코토 감독은 "한국을 꺾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했다. 이광종 감독은 "멋있게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맞불이다. 운명은 비켜가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숙명의 라이벌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만났다. 28일 오후 5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휘슬이 울린다.

일본은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축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에서 3회 우승한 한국의 마지막 환희는 1986년 서울 대회였다. 1990년 베이징(3위)→1994년 히로시마(4위)→1998년 방콕(8강)→2002년 부산(3위)→2006년 도하(4위)→2010년 광저우(3위), 돌고 돌았지만 정상 문턱에서 쓸쓸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4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일본을 넘어야 한다. 아시안게임에서 한-일전은 6차례 열렸다. 한국이 5승1패로 앞서 있다. 가장 최근 만남은 1998년 방콕 대회였다. 최용수(FC서울 감독)의 멀티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당시는 A대표팀이 출전했다. 23세 이하 팀간의 대결에선 5승4무4패로 호각지세다. 한국이 박빙우세 하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다만 변수가 있다. 일본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대비, 21세 이하 선수들로 진용을 꾸렸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가 없다.

일본은 D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쿠웨이트(4대1 승), 네팔(4대0 승)에 대승을 거뒀지만 강호 이랑크에 1대3으로 완패했다. 16강전에선 C조 1위 팔레스타인을 4대0으로 요리했다.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이광종호는 25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홍콩과의 16강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한-일전이다. 한국은 '꼬마 일본'을 상대한다. 이 감독은 "항상 한-일전은 라이벌 관계에서 해왔다.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만났지만 선수들의 마음 가짐 등 준비가 됐다"며 "일본은 수비 조직력과 미드필더에서의 패스 플레이가 좋고 득점력도 있다. 그런 점으로 볼 때 일본은 한국과 경쟁을 펼칠 만한 팀"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이번 대표팀 같은 경우에는 일본보다 한 수 위의 전력에 있다."

데구라모리 감독은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한국의 무실점 행진을 저지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9득점-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일본은 빠른 패스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중앙돌파, 탄탄한 기본기와 왕성한 활동력을 앞세운 조직력이 강점이다. 개인기가 좋은 왼쪽 윙어 나카지마 쇼야(도야마)가 요주의 선수로 꼽힌다. 그러나 역습에 취약하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 그라운드에서 함께 서는 순간 전쟁이다. 무승부는 없다. 무조건 승부를 내야 하는 토너먼트다.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승리 또는 패배로 결정을 지어야 할 승부다.

아시안게임 4회 연속 4강 진출, 그 제물은 일본이다. 금맥 캐기에 올인한 이광종호의 목표는 오직 승리 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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