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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일, '버저비터골'로 포항 구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9-28 16:04



강수일의 '버저비터 골'이 포항을 살렸다.

강수일은 28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50분 극적인 오른발 동점골로 2대2 무승부를 이끌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볼을 컨트롤 하면서 등진 수비수를 따돌리고 그대로 오른발슛을 연결, 전북의 왼쪽 골포스트 바로 옆그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원바운드된 볼을 하염없이 지켜보면 전북 골키퍼 권순태는 그대로 엎드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강수일은 상의를 탈의한 채 포효하면서 기쁨을 표출했다.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으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하지만 강수일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제 역할을 해낸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강수일은 이날 원맨쇼를 펼쳤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5분 전북 수비수 윌킨슨과 볼 경합을 하면서 유창현의 동점골에 기여했다. 김광석이 길게 올려준 볼을 거침없이 뛰어 오르면서 헤딩으로 연결했다. 윌킨슨의 몸에 맞고 흐른 볼은 유창현의 오른발에 그대로 걸려 득점으로 연결됐다. 비록 공격포인트로 기록되진 않은 상황이었지만, 사실상의 도움이었다. 포항이 얻은 2골 모두 강수일에게서 나온 것이다.

지난 3월 제주에서 포항으로 임대된 강수일은 강철군단의 일원으로 거듭나면서 전반기 '제2의 전성기'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기복이 심한 플레이 탓에 황선홍 포항 감독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받진 못했다. 황 감독은 "영원한 주전은 없다. 더 발전해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강수일은 그간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긴 침체 속에 방황하기 일쑤였다. 때문에 후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나 강수일은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꾸준한 활약으로 포항의 고공비행을 이끌어가고 있다. 전북전 맹활약은 눈물어린 노력의 결정판이었다.

포항은 천금과 같은 승점 1점을 얻었다. 이날 전북에 패했더라면 승점차는 5점으로 크게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방에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하면서 '2'의 간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북은 승점 53, 포항은 승점 51로 1, 2위 자리를 지켰다.

한편, 같은시간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전남-울산 간의 클래식 28라운드는 1대1 무승부로 마무리 됐다. 전남은 승점 43(골득실 -2)으로 서울(승점 43·골득실 +11)에 이은 6위, 울산은 승점 41로 7위를 유지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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