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강 상대가 결정됐다.
출혈이 있다. 공격의 두 축이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고장났다. 오른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된 윤일록(서울)은 대회를 접었다. 오른 정강이 타박인 김신욱(울산)은 16강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광종 감독은 "16강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처음 다쳤을 때 1주일을 예상했다. 3~4일 지나서 문제가 없으면 뛰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회복이 빠르면 8강전에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진운은 그나마 좋다. 우승후보인 이라크와 북한을 결승전까지 만나지 않는다. 홍콩을 넘으면 8강에선 일본, 4강전에서는 요르단과 대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21세 이하 대표팀이 출전했고, 요르단은 이라크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 물론 8강전부터 만만한 상대는 없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 이광종호가 소집된 지 20여일이 흘렀다. 부상 암초는 있었지만 조직력이 무르익을 시점이다. 현실이 돼야 한다.
전방에선 무의미한 플레이를 자제해야 한다. 생각대로 전술이 이루어진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답답한 흐름의 연속이었다. 이유는 있다. 눈에 보이는 정직한 플레이로 일관하다보니 탈출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나치게 패스와 크로스에 집중하다보니 다양성이 떨어졌다. 중거리 슈팅도 하고, 1대1 돌파도 하며 적극적으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그래야 공간도 생기고, 세밀함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중원은 그라운드의 눈이다. 공수밸런스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공격과 수비,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 완급 조절,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그라운드의 리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수비라인은 조별리그를 잊어야 한다. 토너먼트에선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할 수 없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 높다. 수비라인의 안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효과적인 공격의 첫 단추는 수비에 있다.
이광종 감독은 라오스전 직후 "국민들이 많은 골을 원했는데 2골 밖에 넣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죄송하다'는 말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선수단 분위기도 줄부상으로 인해 다소 어수선하다. 하지만 "더 좋아지고 있다"는 말로 자기최면을 걸고 있다.
남자 축구는 '금빛 향연'을 그리고 있다. 진검승부가 시작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