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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홍콩 감독이 이광종호와 후회없는 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번 대회 남자 축구에 참가한 24팀 중 한국인 사령탑은 이광종 감독과 김 감독 둘이다.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와 금사냥 첫 관문에서 맞닥뜨리게 됐다. 김 감독은 2010년 동아시아컵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패하기는 했으나 한국의 파상공세를 잘 버티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사실 목표를 16강까지 잡아놓은 것은 반대편 조를 봤을 때 우리의 승산이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전력으로는 16강 진출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라며 "한국을 상대로 거친 경기를 하거나 시간을 끈다고 해서 이길 수 없다. 수비에 치중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싶다. 목표는 달성한 만큼 좋은 상대와 경기하며 경험을 쌓으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방글라데시전에서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누적으로 한국전 출전이 어려워진 탄춘록과 주잉지를 두고는 "중원 핵심 전력인 만큼 타격이 클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있으니 내일 훈련을 통해 조합을 짜볼 생각"이라고 근심을 드러냈다.
승부의 세계에 양보는 없다. 홍콩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에 뒤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게 축구의 상대성이다. 김 감독은 "한국 선수 명단을 살펴보니 성인 대표팀 못지 않더라. 세트피스는 위협적이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조별리그를 보니 상대 밀집수비 탓에 첫 골을 얻기 전까지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보이더라"며 "우리 선수들이 우즈벡전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좀 더 자신감 있는 경기를 한다면 오랜시간 한국을 괴롭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화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