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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가시밭길이 예상됐다.
일본의 눈은 인천이 아닌 리우데자네이루에 맞춰져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21세 이하 대표팀을 꾸려 나섰다. 2016년 리우올림픽 메달권 진입을 위한 첫 관문인 아시아 무대 돌파의 경험을 쌓기에 인천아시안게임은 좋은 무대였다. A대표팀 수석코치인 데구라모리 마코토가 지휘봉을 잡았고, 전원을 J-리거로 채웠다. 그러나 중동의 강호 이라크, 쿠웨이트와 한 조에 묶인 '리틀 사무라이'들이 과연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 했다. 이라크에 1대3으로 패하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조 3위로 떨어진 일본은 네팔과의 최종전에서 이겨도 같은시간 열리는 이라크-쿠웨이트 간의 맞대결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같은시각 화성종합경기타운주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상대한 이라크도 일본의 16강행을 도왔다. 2위 자리를 노리던 쿠웨이트를 3대0으로 완파했다. 이미 2연승으로 2위 자리를 사실상 확보했던 이라크는 다소 느슨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시종일관 쿠웨이트를 밀어붙이면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이날 승리로 일본은 16강에서 C조 1위와 맞붙게 됐다. C조에서는 예상을 깨고 팔레스타인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타지키스탄이 뒤를 따르고 있다. 팔레스타인이나 타지키스탄 모두 일본 보다는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점쳐지는 만큼, 8강행이 유력하다. 8강에서는 A조 1위-B조 2위 간의 승자와 맞대결 한다. A조 1위가 유력한 한국과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숙명의 한-일전은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가 되기에 충분한 무대다.
조별리그서 드러난 전력은 와일드카드가 포함된 한국이 한 수 위로 꼽힌다. 그러나 한-일전은 '정신'이 지배하는 승부다. 전력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리우로 가기 위해 한국을 반드시 넘어야 하는 일본, 안방 잔치에서 정상등극을 바라보는 한국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