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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연전은 '태극마크 악연' 이명주의 한풀이 무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9-04 14:44



이명주(24·알 아인)에게 '태극마크'는 악연이었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 전반기는 이명주의 이름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말그대로 리그를 지배했다. 역대 최다인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신기록은 물론 매경기 놀라운 경기력으로 포항의 공격력을 이끌었다. '올해는 힘들겠지'라는 평을 들었던 포항은 이명주의 활약 속에 전반기 선두를 질주했다. 월드컵 휴식기 동안 K-리그 최고 이적료인 500만달러(약 50억원)에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여전히 클래식 도움 1위(9개)는 이명주의 몫이다. 그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보여주는 기록이다.

리그에서의 활약과 달리 태극마크는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명주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이명주를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분류했다. 결과론적이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구자철(마인츠)과 김보경(카디프시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이명주 제외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인천아시안게임은 두번째 시련이었다. 이명주는 알 아인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이광종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레버쿠젠)의 차출 불발로 이명주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알 아인의 반대로 아시안게임의 꿈도 사라졌다. 두 번의 메이저 대회가 눈 앞에서 물거품이 됐다.

5일 베네수엘라, 8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연전은 이명주에게 한풀이 무대다. 새롭게 꾸려진 대표팀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신태용 코치는 한국축구의 명예회복을 위해 화끈한 공격축구를 약속했다. 이명주는 이청용(볼턴)과 함께 4-1-4-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드 자리를 예약했다. 그가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이다. 이명주의 포지션 라이벌인 구자철은 오른쪽 장딴지 부상으로 이번 2연전에 출전하기 어렵다. 대표팀에서도 그의 공격 본능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명주는 대표팀에 소집하며 "이제까지는 담대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제는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명주가 태극마크와의 악연을 끊고 새롭게 출발하는 한국축구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 9월 A매치 2연전의 중요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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