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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산전 승리로 얻은 소득 '3가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9-01 06:35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

김봉길 인천 감독의 말대로 완벽한 경기였다. 인천은 어느때보다도 승리가 절실했던 30일 부산전에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더 돋보였다. 인천이 부산전 승리로 얻은 3가지 전리품이 있다.

공격옵션이 다양해졌다

인천의 후반기 상승세에는 진성욱 이천수 문상윤으로 구성된 공격진이 있다. 특히 진성욱은 4경기 연속골을 성공시키며 인천의 새로운 킬러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할 백업들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문상윤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차출된다. 부산전을 통해 김 감독의 고민이 깨끗이 해결됐다.

먼저 남준재가 살아났다. 전반기 최악의 활약을 보이며 벤치로 밀려난 남준재는 부산전을 통해 부활에 성공했다. 집요하게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수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19분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도 남준재였다. 김 감독은 "남준재에게 그동안 자극을 많이 줬다. 본인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왔다. 남준재의 부활로 문상윤 공백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외국인선수 이보의 활약도 좋았다. 이보는 부산전에서 K-리그 데뷔 이래 첫 멀티골에 성공했다. 전반 21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그는 전반 39분에는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27분 김도혁의 골까지 도우며 이날 인천이 기록한 3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진성욱과 함께 원톱 경쟁을 펼치는 이효균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팀훈련에 합류한 설기현과 디오고까지 가세할 경우 인천은 지난 시즌 못지 않은 공격력을 갖추게 된다.

수비진, 서울전이 약이 됐다

3연승을 달리던 인천은 21라운드에서 서울을 만나 무려 5골을 내줬다. 김 감독은 즉각 수비진에 손을 댔다. 영상 미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안정된 수비진 구축에 공을 들였다. 집중력 향상을 위해 정신 무장도 새롭게 했다. 서울전 패배는 약으로 돌아왔다. 제주전에 이어 부산전에서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이윤표-안재준 두 센터백 콤비의 호흡은 완벽했으며, 중앙 미드필더들의 압박도 빛났다. 인천이 부산전에서 3골이나 넣을 수 있었던 데에는 든든해진 뒷문이 큰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우리 같이 객관적 전력에서 떨어지는 팀은 무엇보다 수비가 안정돼야 한다. 그래야 안정된 승점 관리를 할 수 있다. 수비진을 안정화시키는데 많은 공을 들인 이유다"며 "사실 기술적 부분보다는 심리적 부분에 많이 접근했다. 최근 2경기 무실점으로 인해 집중력과 자신감이 몰라보게 상승했다"고 했다.

원정 6연전, 두렵지 않다

인천은 부산전을 끝으로 원정 6연전에 나선다. 홈경기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른다. 훈련구장까지 내줘야 한다. 강등전쟁을 치르는 인천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원정 6연전 전 마지막 홈경기인 부산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얻어야 했다.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야 하는 부담감도 컸다. 김 감독은 "한 달 이상 홈 경기를 못하기 때문에 꼭 승리하고 싶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멋진 경기를 펼쳐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기뻐했다.

인천은 이제 강등경쟁을 펼치는 성남과 경남을 연이어 상대한다. 김 감독은 "부산전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자신감이라면 힘든 여정이지만 분명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며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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