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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 병장' 이근호의 최종임무 '대표팀 명예회복'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9-01 06:35



'활동량', '투지'는 이근호(29·상주)를 가장 잘 표현하는 수식어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말년 병장'의 신분에도 그의 투지는 여전했다. 9월 16일 전역을 앞둔 이근호가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상주를 위기에서 구했냈다. 상주가 30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서 이근호의 선제골에 힘입어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3연패를 당하며 강등권인 11~12위에 승점 2점차로 쫓겨 9위로 떨어졌던 상주는 귀중한 승점 1점을 추가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이근호는 전반 14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을 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 진영에서부터 저돌적인 몸싸움을 펼치며 성남의 공격을 일선에서 차단했다. 경기 중 상대와 강한 충돌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지만 다시 일어섰다. 이근호는 풀타임 활약으로 상주의 무승부를 견인했다.

전역 후 카타르 엘 자이시행을 앞두고 있는 이근호는 부상조차 두려워 하지 않았다. 이제 단 한 경기(9월 14일 전남전)만 더 뛰면 상주 유니폼을 벗게 되는 이근호는 이 경기에서도 '말년 병장'의 나태함을 벗어 던질 예정이다. 그는 "상주에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 마지막이라고 대충 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 팀에 기여를 한 후 제대를 하는 것이 나에게도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상주 구단과 국군체육부대에 감사하다. 군 생활을 하면서 축구를 하는 것 자체가 큰 혜택이다. 프로 생활을 하는 긴 시간 가운데 군대에 왔다. 나태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축구 인생에 전환점이 되어준 상주 상무에 대한 보답이다.

위기에 빠진 상주를 구해낸 이근호는 이제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 구하기'에 나선다. 이근호는 9월 A매치(5일·베네수엘라, 8일·우루과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골-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월드컵 스타'로 떠오른 이후 약 2개월만에 다시 달게 된 태극마크다. 그러나 지난 7월, 이근호는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유증에 시달리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회복까지 한 달 걸렸다. 이근호는 8월 들어 4경기에서 3골을 쏟아내며 아픔을 스스로 치유했다. 반면 대표팀은 아직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현재 사령탑이 공석이다. 홍명보 전 감독의 후임 선임 작업이 늦어져 신태용 코치, 박건하 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대표팀을 이끈다. 어수선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근호는 이동국(전북)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대표팀을 이끌 중책을 맡게 됐다. 21개월 군생활의 마지막 태극마크, 그는 최종 임무인 '대표팀 명예회복'을 위해 2일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근호는 "지난 월드컵을 통해 많은 반성을 했다. 앞으로 있을 경기에 더욱 집중하고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지켜봐주길 바란다"며 이를 악물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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