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교 시절에는 'K-리그 대세'가 된 김승규(24·울산)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승규와 '절친'인 이희성(24·울산)은 선의의 라이벌이었다. 그러나 고교 졸업 후 평가가 엇갈렸다. 김승규가 구름 위를 걷는 동안 이희성은 음지에 고립됐다.
이희성에게 '절친' 김승규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김승규가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때 이희성은 울산 2군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승규와 함께 17세 이하 대표까지 지냈는데 이후 나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많이 부러웠다"고 고백했다. 2군 생활이 길어지자 축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그는 "'아,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데 축구를 계속 해야되나'라는 생각도 들더라.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오기'로 버텼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못버텨내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느꼈다. 안되도, 되도 울산에서 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박창주 울산 골키퍼 코치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이희성은 "박 코치님께서 항상 밝은 모습을 유지하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격려해주셨다"고 했다.
이희성의 장점은 빠른 판단력이다. 수비진이 무너졌을 때 빠르게 뛰어나와 상대 공격수의 슈팅 각도를 좁히는 능력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골키퍼치곤 키(1m84)가 작은 편이다. 그래도 브라질월드컵을 보면서 희망을 봤다. 그는 "멕시코의 오초아와 코스타리카의 나바스는 큰 키가 아니다.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작은 키로도 경쟁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희성의 꿈은 라이벌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아직은 승규보다 부족하다. 그러나 이번 기회로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