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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과 서울이 전주에서 격돌한 23일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경기는 흥행의 또 다른 교본이었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3만597명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올 시즌 전북 최다관중이었다. 2010년 이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서울의 클래식 경기 평균 관중 1만7522명의 1.74배였다. 서울과 수원(혹은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 부럽지 않았다. 단순하게 전북과 서울이 맞붙었기에, 혹은 전북이 1위를 질주하고 있었기에 많은 관중이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경기 전 기획부터 끊임없는 이슈메이킹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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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이슈도 나왔다. 전북의 이동국 9월 A매치 발탁 소식이 날아들었다. 출전한다면 100번째 A매치였다. 35세인 이동국의 A대표팀 발탁을 놓고 말들이 오갔다. 논란 자체가 서울-전북전을 홍보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전북이나 서울 모두 중간중간 선수들과 감독들의 아이스버킷챌린지 이벤트도 벌였다. 3만597명 구름 관중의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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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여 관중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경기가 펼쳐졌다. 시종 일관 양팀은 팽팽하게 맞부딪혔다. 선수들 모두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K-리그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날려버렸다. 특히 후반 16분 이동국은 '클래스가 다른' 발리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유럽 축구의 최정상급 스트라이커가 보여줄만한 환상적인 터닝발리슛이었다.
묘한 여운도 남겼다. 이날 승자는 원정팀 서울이었다. 원정팬들은 '기쁨'으로 마음을 채웠다. 반면 홈팬들은 '복수심'으로 다음을 기약했다. 다시 오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행여 실망했을지도 모를 팬들은 위한 위안도 있었다. 이동국은 경기 후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오면 진다'라는 생각하지마세요. 오늘 전북 팬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라며 '아직 경기가 많이 있고 '내가 가면 이긴다'로 바꿔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