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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은 6위에서 두 그룹으로 나눠진다.
달아날 수도, 뒤집어 질 수도 있다. 하위권도 더 이상 고삐를 늦출 수 없다. 6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그룹B의 경우 12위는 자동 강등되고, 11위는 챌린지 2~4위 팀끼리 펼치는 플레이오프 승자와 홈 앤드 어웨이로 생사를 가린다.
또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전장인 그라운드는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1위는 디펜딩챔피언 포항의 아성이었다. 4월 27일부터 한 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판이 깨졌다. 전북이 3일 99일 만에 선두에 등극했다. 최근 9경기 연속 무패(6무3패)로 고공행진 중이다. 선두를 내준 포항, 슬럼프가 예상됐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아인으로 이적한 이명주의 빈자리가 커 보였다. 하지만 '전통의 명가'는 달랐다. 최근 2연승으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두 팀의 승점 차는 불과 1점이다. 포항이 승리하면 1위 자리가 다시 바뀐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공수에서 좀처럼 흠을 찾을 수 없는 전북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력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또 있다. 상대 전적이다. 포항은 전북 킬러다. 정규리그에선 최근 3연승을 기록 중이다. 2012년 FA컵 8강, 2013년 FA컵 결승, 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모조리 포항이 웃었다.
포항의 홈이다. 포항은 최근 안방에서 9경기 연속 무패(8승1무)다. 최강희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에는 포항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포항전에서 플레이 스타일이 말리는 경우가 많았다. 피해갈 수 없다. 적극적으로 경기를 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기세를 탄 팀을 넘어서기는 상당히 어려운 법이다. 이번에 전북을 상대로 무패를 이어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다만 마지막까지 경쟁을 이어가면 승부는 모른다"고 했다.
눈치 싸움이 재밌다. 전북은 이번에는 징크스를 깨야한다고 벼르고 있고, 포항은 비기기만해도 만족스럽다는 눈치다.
FC서울 갈 때까지 간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현재의 순위가 우리의 전력"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그러나 상위권 팀들은 서울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브라질월드컵 후 서울은 6경기 연속 무패(2승4무)를 달리다 6일 울산에 0대1로 패했다. 승리하면 6위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최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상처가 컸다. 위기였다. 다행히 난관을 뚫었다. 부산과의 클래식, FA컵 8강, 2연전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하지만 살인적인 일정은 지워지지 않는 고민이다. 13일 FA컵에선 120분 혈투를 치렀다. 6위와의 승점 차는 5점이다. 20일에는 포항과 ACL 8강 1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갈 때까지 가보자는 분위기다. 생존을 위해 홈경기를 앞두고 실시하는 미디어데이까지 취소했다. 상대는 최근 3연승으로 꼴찌에서 탈출한 인천이다. 인천은 FA컵에서 조기에 탈락해 여유가 있다. 최 감독은 "현재 주어진 한 경기, 한 경기에 올인하겠다"며 "상대보다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준비돼 있는 선수들이 나갈 것이다. FC서울 엠블럼을 달고 쉽게 건너뛰는 법은 없다. 책임감을 갖고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8월이 고비다? 아니다?
상위권에서 두 팀이 이상기류다. 제주가 2연패, 전남이 4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두 팀은 지난해 그룹B로 떨어졌지만 올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위기가 찾아왔다. 분수령이다. 제주는 안방에서 울산에 패하면 4위 자리를 내줘야 한다.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전남은 연패에서 탈출하지 못할 경우 6위 자리도 위태롭다.
하위권에서는 부산과 경남이 울상이다. 부산은 정규리그 11경기(4무7패), 경남은 16경기(9무7패) 연속 무승이다. 더 이상의 추락은 자멸이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