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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호와 상생'하석주 전남감독"'우리애'3명 다됐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8-14 14:02



하석주 전남 감독은 이종호 김영욱 안용우 등 제자들의 인천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탁 소식을 전하며 "우리 애들"이란 말로 기쁨을 나타냈다. 공격수 이종호, 미드필더 안용우, 김영욱 등 3명의 선수가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광종 감독이 14일 발표한 인천아시안게임 20인 최종 명단은 23세 이하 에이스들에게 '좁디좁은' 문이었다. 와일드카드 3명(김승규 김신욱 박주호)를 제외하고 17명의 23세 이하 선수들이 발탁됐다. 이중 해외파 선수는 김진수(호펜하임) 최성근 김민혁(이상 사간도스) 이주영(야마가타) 장현수(광저우 부리) 이용재(나가사키) 등 6명이다. 골키퍼 노동건(수원)을 제외하고 K-리그 소속 필드플레이어는 20명의 절반인 10명이다. 포항에선 김승대 손준호 등 2명이 뽑혔다. 전북 이재성, 인천 문상윤, 서울 윤일록, 성남 곽해성, 대전 임창우 등 5개 클럽에서 각 1명씩 아시안게임 대표를 배출했다. 전남은 이종호, 안용우, 김영욱 등 3명의 선수가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리그 클럽 최다 대표선수 보유 클럽이 됐다. 하 감독은 "6월 쿠웨이트전 때 3명이 다녀왔는데, 최종명단에 한사람이라도 떨어질까봐 마음이 많이 쓰였다"고 했다.

하 감독은 구단 감독이자 축구선배로서 후배들의 꿈을 응원했다. 매경기 선발로 나선 이종호, 안용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회를 주지 못한 김영욱이 마음에 걸렸다. 7~8월의 경기력을 선발기준 삼을 것으로 봤다. 그라운드에 굶주린 김영욱에게 7월 상주전부터 일관된 기회를 부여했다. 김영욱과 면담자리에서 하 감독은 "그동안 기회를 안준 감독을 원망해도 좋다. 대신 기회를 주면 그 원망을 그라운드에 다 풀어내라"고 말했다. "영욱이는 준비가 돼 있었다. 부족한 부분, 지적하는 부분을 새겨듣고 최선을 다해 기회를 잡았다"고 칭찬했다.

올시즌 직접 발탁한 동의대 출신 '왼발 윙어' 안용우는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왼발 킥, 빠른 발, 칼날 크로스 등으로 무장했다. 프로 1년차에 스타덤에 올랐다. 연령별 대표를 거치지 않았지만 누구나 실력을 인정하는 선수다. 이상하다싶으리 만큼 연령별 대표팀에는 단 한번도 이름을 올린 적이 없는 이 선수에 대해 하 감독은 "내 신인시절보다 훨씬 훌륭하다. 지금 국가대표로 바로 뛰어도 손색이 없을 선수"라며 극찬했다. "연령별 대표 선수중 많은 선수들이 조로한다. 성인 국가대표로 크지 못한다. 오히려 용우처럼 늦게 태극마크를 달게 되는 선수들이 훨씬 무섭다"고 했다. "정신적, 신체적, 기술적으로 안정돼 있고, 머리가 좋고 성실하다. 늦은 만큼, 그만큼 더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령별 대표를 단 한번도 거치지 않고도 11년간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던 하 감독 본인도 그랬다. 홍명보, 황선홍 감독 등의 예도 열거했다.

최근 5경기에서 골맛을 보지못한 '득점 선두' 이종호의 '이광종호' 승선도 축하했다.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종호는 김신욱처럼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신체적인 조건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결국 부지런히 움직이고, 많이 뛰면서 한번의 찬스가 왔을 때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두 모인 대표팀에서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약체와의 경기도 있다. 선발로 뛰든, 백업으로 뛰든 기회는 온다. 약체와의 경기에서 2~3골은 몰아치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내달 1일부터 한달간 인천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이들은 K-리그 클래식 9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스플릿 리그까지 13경기를 남겨두고, 4연패에 빠진, 6위 전남에게 주전들의 공백은 '악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스타플레이어 출신 하 감독은 큰그림을 그렸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는 대표팀을 다녀와야 큰다. 광양같은 소도시에서 이런 선수들이 자꾸 나와줘야 팬들도 찾아오고, 선수도 원하는 구단이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팬들은 K-리그 100경기보다 대표팀의 한 경기를 훨씬 많이 본다. 임팩트가 다르다.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도자는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 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애'들이 대표팀에 가지 못해 후회하고, 고개 숙인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지도자가 더 괴로운 법"이라며 웃었다.

그런데 큰일이다. 최종명단이 발표되고 나니 3명의 공백이 슬금슬금 실감나기 시작했다. "아, 이제 어떻게 하지"하더니 "'미친 선수'가 또 나와주겠죠"라고 웃었다. 프로의 무대에서 위기는 기회다. 전현철, 심동운, 박준태, 박기동, 이인규 등 굶주린 전사들이 '미친' 9월을 준비하고 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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