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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포항 DF 경쟁, 황선홍은 웃는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8-12 07:20


◇김형일.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영원한 주전, 후보는 없다. 포항 중앙수비 라인이 그렇다. 지난해 더블(리그-FA컵 동시우승)의 일등공신 김원일(28)이 지난달 서울과의 FA컵 16강전에서 부상했다. 대체자로 나선 김형일(30)이 완벽히 공백을 메우고 있다. 김원일 부상 뒤 포항 수비라인이 무너질 것이라던 예상은 보기좋게 깨졌다. 부상 회복 중인 김원일은 구슬땀을 흘리며 복귀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김형일이 자리를 내놓을 기미가 도통 보이지 않는다.

김형일은 2011년부터 출범한 황선홍 감독 체제 이전 포항 수비의 핵이었다. 200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위의 업적에 일조했다. 2011년 군에 입대한 뒤 세상이 달라졌다. 절치부심했던 김원일이 빈 자리를 꿰찼다. 김광석과 호흡을 맞춘 안정감 넘치는 중앙수비로 포항을 한국 축구 정상으로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울산과의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선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형일은 지난해 막판 제대해 포항에 복귀했다. 하지만 후배 김원일에 막혀 설 자리가 없었다. 노력 밖에 방법이 없었다. 포항 골키퍼 신화용은 "(김형일이)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정말 노력해왔다. 송라클럽하우스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감명을 받을 정도였다"고 엄지를 세웠다.

김원일은 스피드, 김형일은 위치선정 능력이 강점이다. 경기력 면에서 크게 흠잡을 곳이 없는 만큼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김원일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황심'은 또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김형일이 그간 보여준 활약상을 감안하면 쉽게 변화를 택하기도 어렵다. 경쟁 만이 살길이다.

두 선수의 경쟁에 황 감독은 미소를 짓고 있다. 그동안 포항 수비라인은 옅은 선수층 탓에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었다. 김준수 박희철 등 백업 선수들이 있지만, 신광훈 김대호 김광석 등이 지키고 있는 기존 포백의 벽이 두터웠다. 김형일-김원일의 경쟁은 수비라인 전체의 긴장효과와 더불어 조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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