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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고생해서 1위로 올라간 것은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 1위는 큰 의미가 없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말이다. 1위는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모든 팀들의 목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1위 타이틀이 '천덕꾸러기'가 돼 버렸다.
클래식 선두 싸움이 치열하다. 전북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99일만에 1위 자리가 바뀌었다. 3일 전북(승점 35)은 전남을 2대0으로 제압하며, 같은 날 수원에 1대4로 패한 포항(승점 34)을 제치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1위 등극에 웃음을 감추지 못한 전북 팬들과 프런트의 반응과 달리 최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최 감독은 "예상보다 일찍 1위에 올라갔다. 8, 9월 일정을 보면 1위는 큰 의미가 없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2위로 내려온 황선홍 포항 감독은 오히려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부담을 최소화하고 경기가 많은 8월을 잘 견디느냐가 문제다. 올시즌을 좌우할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
클래식팀들이 평준화 되어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지난시즌 2팀이 강등되며 이른바 '승점 자판기'가 없어졌다. 확실히 잡을 수 있는 팀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매경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최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처럼 언제든지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치고 올라가도 상관이 없다. 전북도 2011년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팀이었다. 원정에서도 이기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지금은 다르다. 팀이 더 만들어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경쟁팀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정신적으로, 전술적으로 준비가 더 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간 1위를 꺼리는 이유는 최후에 웃기 위한 치열한 머리싸움의 결론인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