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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44초 최단시간 vs 1500호골, 최후의 승자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8-03 21:17


2014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수원삼성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포항의 황지수가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포항의 팀통산 1500호골이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8.03/



축구는 역시 골이다. 의미가 더 해 진다면 그 가치는 치솟는다. 비가 억수같이 퍼부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의미있는 골들의 향연이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최단시간골이 터졌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지 44초만이었다. '수원의 10번' 산토스였다. 김은선의 패스를 받은 로저가 산토스에게 바로 패스를 찔러주었다. 산토스는 오른발로 다이렉트 슈팅, 골문을 갈랐다.

포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동아시아축구역사에 길이 남을 골을 기록했다. 전반 25분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볼이 뒤로 흘렀다. 2선에 있던 황지수가 오른발로 바로 때렸다. 낮게 깔린 볼은 수비에 가담했던 수원 공격수 로저의 발에 맞고 굴절됐다. 역동작에 걸렸던 정성룡 골키퍼도 어쩔 수 없는 골이었다. 1973년 창단한 포항은 1983년 프로축구 원년부터 참가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항은 팀통산 1499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황지수의 골로 포항은 팀통산 1500골을 기록했다. 동아시아 프로팀 최초의 대기록이었다.

최후에 웃은 이는 산토스였다. 산토스는 1-1로 맞서있던 후반 15분 페널티지역 앞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다. 포항 김다솔 골키퍼가 막았지만 볼은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결승골이었다. 산토스 개인에게는 의미가 있는 골이었다. 산토스는 이날 경기 전인 지난달 28일 둘째 딸을 얻었다. '두 골'로 '두번째 딸 출생'을 자축했다.

산토스의 활약 덕에 수원은 지긋지긋했던 포항 징크스를 털어냈다. 수원은 2012년 7월 1일 열린 경기에서 포항에 0대5로 졌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이 경기를 포함해 이후 열린 포항과의 8경기에서 1무7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 수원은 산토스의 2골과 로저, 권창훈의 추가골에 힘입어 4대1로 승리했다. 2012년 4월 11일 포항에 2대0으로 승리한 뒤 845일만의 승리였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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