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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가고 땡볕더위가 시작됐다.
K-리그 클래식도 '순위의 용광로'가 열렸다. 8월 한 달 간 팀 별로 최소 6경기부터 최대 9경기까지 치른다. 주중 주말을 오가는 살인 일정이다. 매 라운드가 승부처다. 첫 전장은 8월 첫 주말인 2~3일에 열리는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다.
절친 선후배, 승부의 아이러니
18라운드에서 만나는 김봉길 인천 감독(48)과 조민국 울산 감독(51)은 '절친 선후배'다. 경기 전 라커룸을 뒤로 하고 스스럼 없이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사이가 같하다. 하지만 이번엔 인연을 잠시 접어야 한다. 승패의 갈림길에 양보는 없다. 중위권 도약을 바라보고 있는 울산(승점 24·6위)의 속은 숯덩이가 된 지 오래다. 리그 초반 반짝했다. 최근에는 상위권과 승점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번 인천전에서 자칫 미끄러질 경우 6위가 마지노선인 스플릿 그룹A 수성 조차 요원해진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인천도 절박하다. 17경기를 치르면서 단 1승에 그친 분위기를 끊어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서정원 수원 감독(44)과 황선홍 포항 감독(46)도 정면승부를 앞두고 있다. 두 감독은 현역시절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를 누볐다. 선후배의 정은 끈끈하다. 하지만 지도자 서정원에게 황선홍은 넘어서야 할 벽이 된 지 오래다. 수원은 최근 2연승에 홈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 중이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로저가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공격라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2경기서 3골-3도움을 합작 중인 산토스, 서정진도 돋보인다. 다만 왼쪽 풀백 홍 철의 부재가 걱정스럽다. 수성에 나서는 황 감독은 5경기 연속 무실점 중인 포백라인과 역습의 힘을 믿고 있다.
'호남더비'의 결말은
2위 전북(승점 32)과 4위 전남(30)의 '호남더비'가 완산벌에서 펼쳐진다. 두 팀 모두 선두 등극을 바라보고 있다.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 중인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을 앞세워 전남 공략에 나선다. 지난 제주전에서 3연승이 깨진 전남의 발걸음이 무겁다. 승리를 염원하는 목표의식은 마찬가지다. 전북은 전남전 결과에 따라 포항을 밀어내고 선두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연승행진이 끊긴 전남은 전북전이 반전과 추락의 갈림길이다.
늪에 빠진 부산도 제주를 잡아야 산다. 8경기 연속 무승(2무6패)의 부산은 승점 14점으로 10위까지 밀렸다. 꼴찌 인천과의 승점차가 불과 3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난 상대가 하필 제주다. 9경기 연속 무패(4승5무·승점 30)로 3위까지 올라선 제주는 부산전 승리를 바라보고 있다. 승부처에 강했던 윤성효 부산 감독이 묘수를 발휘해야 할 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