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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의 틀, 오묘한 먹이사슬은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흥행 포인트다.
2년 전 K-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천적관계는 2014년 클래식 그라운드에 없다. 대신 징크스가 새롭게 자리 잡았다. 지난해 2관왕(클래식, FA컵)을 달성했고, 올시즌에도 클래식 선두를 질주 중인 포항이 징크스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은 전북만 만나면 신이 난다. 지난해 9월 8일, 3대0으로 승리를 따낸 이후 6경기 연속 무패행진(5승1무)을 달리고 있다. '무승부'의 이면에는 환희가 있다.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포항은 전북과 연장 120분 혈투 끝에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공식 기록은 무승부로 남았지만 포항은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FA컵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본격적인 '전북 사냥'의 시작이었다. 이후 포항은 전북에 리그 2연승을 거뒀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대결에서도 2연승으로 전북의 ACL 우승 도전을 막아섰다. 현재 선두 포항(승점 34)은 전북(승점 32·2위)에 승점 2점 앞서 있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재개되는 클래식 18라운드에서도 징크스가 대세다. 6경기 모두 무패행진 혹은 무승행진으로 얽혀 있다. 성남은 상주에 5경기(4승1무)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울산은 인천을 상대로 최근 5경기에서 3승2무를 기록 중이다. 제주는 부산에 강했다. 7경기 무패행진(6승1무)을 질주 중이다. 반면 수원과 전남, 경남은 각각 포항과 전북, 서울에 1무7패, 3무5패, 3무5패로 각각 8경기씩 무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징크스의 세계는 오묘하다. 후반기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클래식 그라운드에 새로운 흥행 포인트가 등장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