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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볼트' 황일수(27·제주)가 마침내 터졌다.
황일수는 1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에서 제주 데뷔골을 터뜨렸다. 제주는 황일수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1 승리를 거뒀다. 4경기 연속 무승부를 끊는 귀중한 승리였다. 승리만큼 기쁜 것이 황일수의 골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왼쪽 무릎까지 다쳤다. 부위가 좋지 않았다. 무릎 아래쪽을 다쳐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재활까지 두달에 가까운 시간이 들었다. 마음고생도 심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이었다. 황일수는 "팬들도 기대를 많이 해주셨는데 초반에 다쳐서 실망을 많이 드렸다"고 했다. 월드컵 휴식기 동안 팀훈련에 참가한 황일수는 누구보다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 성과가 바로 나타났다. 목포와 제주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가장 몸상태가 좋았다. 연습경기에서 매경기 골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후반기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황일수를 꼽았다. 황일수는 포항과의 후반기 첫경기부터 출전했지만, 연습경기만큼의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박 감독은 믿음으로 황일수를 기다렸다. 마침내 골이 터졌다. 황일수는 1-1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45분 하프라인부터 오른쪽 측면을 완벽히 무너뜨린 후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박 감독은 황일수의 손을 잡으며 첫 골을 축하해줬다. 황일수는 "감독님이 과감한 돌파를 주문했다. 측면에서 역습상황이 됐을때 상대 수비가 정비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걸 노린 것이 주효했다"며 웃었다. 자신감이 붙은 황일수는 후반에도 날카로운 돌파력을 과시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전반기 제주는 드로겟과 짝을 이룰 윙어의 부재로 고생했다. 제주 특유의 공격축구가 나오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 황일수의 부활로 고민을 말끔이 씻었다. 승점 3점보다 소득있는 황일수의 골이었다.
탄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