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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공평하다. 신께서 도와줄 것이다."
"어느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젊은 혈기로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썼다. 의욕이 앞서지 않았나 되새겼다. 오늘은 스스로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간절히 수원을 이기고 싶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조금 허무하다. 3년 동안 어려운 시간이 많이 떠올랐다."
전환점이었다. 슈퍼매치의 양상은 또 달라졌다. 올시즌 첫 대결에서는 또 하나의 징크스가 무너졌다. 4월 27일이었다. 서울이 수원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에서 승리의 기쁨을 누린 것은 2008년 10월 29일 1대0 승리 이후 8경기 만이다. 1무7패의 통한을 훌훌 날려버렸다.
슈퍼매치에서 굴곡의 세월을 보낸 최 감독은 어느덧 '3-3'을 머릿 속에 그리고 있다. 그가 꿈꿔 온 슈퍼매치는 '처절한 복수'다. 승부의 세계, '3'이 완성판이다. 최 감독은 수원전 3연승, 홈 3연승에 도전한다. 긴 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후 첫 홈경기라 승리를 향한 집념은 더 강렬하다.
최 감독은 축구에 대한 새로운 기쁨을 알아가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막판 예열을 마친 스리백을 시즌 개막과 함께 꺼내들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팀이 무승의 늪에 빠지면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다시 스리백이 자리잡았다.
스리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한 물간 전술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최 감독의 눈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다. '공격형 스리백'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최 감독이 지난해 초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린 그림과 동색이다. 상대에 따라 포백도 꺼내들 수 있어 전술의 유연성이 더 향상됐다. 수원전에서는 스리백 카드를 쓸 가능성이 높다.
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올랐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는 여전히 하위권이다. 반등에 반등이 이어져야 한다.
최 감독은 10일 "이제 조금씩 이기는 법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많은 골을 넣고 이기고 싶다. 그 동안 받은 빚을 갚아줘야 할 것 같다"며 "슈퍼매치가 한국 축구가 새로 출발하는 신호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그리고 최 감독의 올시즌 첫 홈 슈퍼매치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릴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