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용수 감독의 삼(3)-삼(3)한 슈퍼매치의 꿈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7-11 07:28


수원삼성과 FC서울이 2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첫 번째 '슈퍼매치'를 펼쳤다. FC서울 에스쿠데로의 결승골로 서울이 수원에 1대0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최용수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27

"신은 공평하다. 신께서 도와줄 것이다."

절박했다. 그러나 신은 외면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지만 패배했다. 이기고 싶었지만 안되더라. 깨끗이 패배를 인정한다." 2012년 10월 3일,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아픔이었다. 그 해 최 감독은 K-리그를 제패했다. 하지만 슈퍼매치의 매듭은 끝내 풀지 못했다.

해가 바뀌었다. 슈퍼매치는 마지막 관문과도 같은 숙제였다. 2013년 8월 3일, 드디어 물줄기가 바뀌었다. 상암벌에서 마침내 수원을 함락했다. 2대1로 승리했다. 서울은 수원전 9경기 연속 무승(2무7패)의 사슬을 끊었다. 2011년 4월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도 수원전 2무5패의 설움을 마침내 털어냈다.

"어느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젊은 혈기로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썼다. 의욕이 앞서지 않았나 되새겼다. 오늘은 스스로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간절히 수원을 이기고 싶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조금 허무하다. 3년 동안 어려운 시간이 많이 떠올랐다."

전환점이었다. 슈퍼매치의 양상은 또 달라졌다. 올시즌 첫 대결에서는 또 하나의 징크스가 무너졌다. 4월 27일이었다. 서울이 수원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에서 승리의 기쁨을 누린 것은 2008년 10월 29일 1대0 승리 이후 8경기 만이다. 1무7패의 통한을 훌훌 날려버렸다.

그라운드가 다시 설렘으로 가득하다. 올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열린다. 12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휘슬이 울린다. 이번에는 서울이 수원을 초대한다. 두 팀의 대결은 '아시아 최고의 더비(Asia's top derby)'로 통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세계 7대 더비에도 선정된 K-리그의 자랑스런 얼굴이다.

슈퍼매치에서 굴곡의 세월을 보낸 최 감독은 어느덧 '3-3'을 머릿 속에 그리고 있다. 그가 꿈꿔 온 슈퍼매치는 '처절한 복수'다. 승부의 세계, '3'이 완성판이다. 최 감독은 수원전 3연승, 홈 3연승에 도전한다. 긴 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후 첫 홈경기라 승리를 향한 집념은 더 강렬하다.

최 감독은 축구에 대한 새로운 기쁨을 알아가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막판 예열을 마친 스리백을 시즌 개막과 함께 꺼내들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팀이 무승의 늪에 빠지면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다시 스리백이 자리잡았다.


스리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한 물간 전술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최 감독의 눈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다. '공격형 스리백'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최 감독이 지난해 초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린 그림과 동색이다. 상대에 따라 포백도 꺼내들 수 있어 전술의 유연성이 더 향상됐다. 수원전에서는 스리백 카드를 쓸 가능성이 높다.

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올랐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는 여전히 하위권이다. 반등에 반등이 이어져야 한다.

최 감독은 10일 "이제 조금씩 이기는 법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많은 골을 넣고 이기고 싶다. 그 동안 받은 빚을 갚아줘야 할 것 같다"며 "슈퍼매치가 한국 축구가 새로 출발하는 신호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그리고 최 감독의 올시즌 첫 홈 슈퍼매치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릴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