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웃사이더]24일 상파울루의 밤은 뜨거웠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6-24 15:47 | 최종수정 2014-06-26 14:23


브라질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24일(한국시각) 남미 최대의 상업도시 브라질 상파울루의 밤은 상당히 뜨거웠습니다. 이날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브라질과 칠레의 경기가 동시에 벌어진 날이었습니다.

브라질은 브라질리아 에스타디오 나시오날에서 카메룬을 4대1로 대파하고 A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칠레는 같은날 상파울루의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네덜란드에 0대2로 패했지만 B조 2위를 차지하며 무난히 16강에 올랐습니다.

경기 전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습니다. 오후 2시(이하 현지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도심에서는 대이동이 펼쳐졌습니다. 노란 브라질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브라질 국민들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5시에 시작되는 브라질-카메룬전을 TV로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2시가 되자 관공서, 식당, 길거리 상점, 옷가게 등이 모두 셔터를 내렸습니다. 축구를 위해서라면 생업도 포기할 수 있다는게 브라질 국민들의 생각 같습니다. 동시에 퇴근길의 상파울루 지하철은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꽉 들어 찼습니다.


칠레 팬이 즐거워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상파울루 도심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기장 주변을 칠레 팬들이 점거(?)했습니다. 비행기로 4시간 걸리는 거리를 버스로 6일 동안 이동해서 온 열정적인 칠레 팬들입니다. 이미 브라질월드컵 최고의 유행으로 자리잡은 '치치치, 레레레, 비바 칠레' 응원 구호의 외침이 경기시작 전부터 끊이질 않았습니다. 6만3000여 관중석의 4분의 1을 칠레팬들이 차지했습니다. 그들이 칠레 국가를 부를 때는 스타디움이 울릴 정도였습니다. 6절까지 있는 칠레 국가가 시간관계상 경기장에서는 일부분만 연주됐습니다. 하지만 칠레팬들이 국가의 후렴구를 세 번이나 더 부르는 바람에 킥오프에 지장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열정적인 남미의 브라질, 칠레의 축구팬들이 16강 진출의 기쁨을 그냥 넘어갈리가 없습니다. 상파울루 시내의 노상에 마련된 술집은 이들로 가득 찼습니다. 주변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술을 마시며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함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길거리가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브라질과 칠레는 공교롭게도 16강에서 대결을 펼치게 됐습니다. 하지만 16강 진출을 확정한 이날만큼은 서로 적이 아닌 기쁨을 나누는 남미의 형제였습니다. 이들의 축제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29일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브라질과 칠레의 16강전이 열립니다. 브라질월드컵 역대 최대, 최고의 응원 맞대결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월드컵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과 '복병' 칠레의 치열한 승부만큼 '브라~질'을 외치는 브라질 팬들과 '치치치~레레레'를 외치는 칠레 팬들의 '정면 대결'이 기대됩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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