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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는게 없다. 여유가 넘치는 베이스캠프 풍경은 월드컵 직전이나, 조별리그 통과가 확정된 이후나 매한가지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서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벨기에대표팀이 여유와 자신감으로 월드컵으로 즐기고 있다. 23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니에루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조별리그에서 1대0으로 승리를 거둔 벨기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베이스캠프가 있는 상파울루 인근 모기다스크루즈로 이동했다.
경기가 끝난 뒤 열린 인터뷰에서도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대표팀 감독은 거침이 없었다.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리는 한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결장할 선수들에 대해서도 당당히 밝혔다. 빌모츠 감독은 핵심 선수 2명의 결장을 공식화했다. "악셀 위첼과 토비 알데르바이럴트는 한국전에 뛰지 않는다." 한국전보다는 16강전에 대비했다. 이들의 결장을 확정한 이유는 경고 관리 때문이다. 위첼과 알데르바이럴트는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경고 1개씩 받았다. 조별리그의 경고는 8강전까지 연계된다. 이미 조별리그를 통과한 상황에서 한국전에서 팀의 주축 선수들인 이들이 경고를 받게돼 16강전을 뛰지 못하게 될 것에 대비한 전략이다. 반면 알제리전에서 경고를 받은 왼측면 수비수인 얀 페르통언(토트넘)의 결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의 대체자원인 토마스 베르마엘렌(아스널)의 부상 때문이다. 그는 "베르마엘렌이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다쳤다. 현재 상태로 봐서는 6~7일정도 뛰지 못할 것 같은데, 재검진에 들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베르마엘렌의 한국전 출전이 사실상 힘들다. 그렇다고 경고를 받은 페르통언을 기용하기에도 위험부담이 따른다. 빌모츠 감독은 남은 기간동안 한국전을 준비하며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에 누구를 기용할지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결장할 선수도 있다. 그는"체력이 온전한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누가 결장할지) 지금 얘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6강을 위해서라도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는게 중요하다. "우리는 조별리그를 선두로 마치기를 원한다"며 빌모츠 감독은 한국전 승리를 다짐했다.
빌모츠 감독이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에덴 아자르(첼시)와 허벅지에 통증이 있는 수비수 뱅상 콩파니(맨시티)가 한국전에서 휴식을 취할 후보다. 그런데 막상 아자르는 한국전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 "나는 계속 경기를 뛰고 싶다. 한국과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회복상태를 지켜본 뒤 감독에게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싶다."
감독은 선수들의 결장을 예고하고, 선수는 중요한 16강전을 앞두고도 출전을 자청하는 분위기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운명을 걸어야 할 한국의 비장함과 달리 벨기에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