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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축구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반면 아시아는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23일(한국 시각)까지 총 4팀이 출전해 8경기를 치른 현재 아시아는 0승3무5패, 4팀 합쳐 승점 3점의 굴욕적인 성적표다. 호주(2패)가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한국과 일본, 이란(각 1무1패) 또한 16강 진출이 어렵다. 아시아 4팀은 8경기 7골, 14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전 일본은 '4강 진출'을 호언장담했고, '중동축구의 수장' 이란 또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 역시 이 정도의 부진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 내용이다. 축구전문가들은 이들 아시아 국가들이 철저하게 수비 중심의 '안티 풋볼'로 일관해 세계적인 흐름에 크게 뒤처진 데다, 유럽의 힘과 아프리카-남미의 유연한 개인기 앞에 압도당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경기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팀은 오히려 탈락이 확정된 '사커루' 호주였다.
이날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를 지켜보던 미국의 abc 방송 해설진은 "한국은 월드컵의 단골손님"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는 출전한 자격이 없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아시아지역 티켓이 3.5장으로 줄어들 경우 한국으로서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마냥 장담할 수만은 없게 된다.
아시아는 지난 1966년 북한의 8강 진출, 2002년 한국의 4강 진출 정도를 제외하면 월드컵에서 간간히 16강에 오르는 것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티켓 축소'를 막기 위해서라도 아시아 국가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일본과 한국은 '평행이론'을 그리고 있다. 일본은 25일 콜롬비아와, 한국은 27일 벨기에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두 팀은 마지막 경기에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각 조의 '최강팀'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를 거둔 뒤, 다른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절대적 열세에 처한 두 팀은 강호들의 방심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벨기에는 한국 전에 주전 중 일부를 제외할 방침을 밝혔다.
그나마 이란이 아시아 4팀 중에는 가장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마지막 상대가 최강팀은 아니기 때문. 이란의 처지도 한국-일본과 같다. 이란은 26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꺾고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전 결과를 기다려야한다. 하지만 보스니아 역시 오심 논란의 억울함을 가진 데다 첫 출전에서 사상 첫 승점을 획득해야한다는 동기가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 축구의 대미를 장식하는 첫 테이프는 호주가 끊는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호주는 24일, 마찬가지로 탈락이 확정된 스페인과 마지막 불꽃을 태울 예정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쓴맛'을 톡톡히 본 아시아 축구가 부활의 찬가를 부를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