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즌 때면 어김없이 나오는 '포복절도' 패러디물,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SNS) 시대의 패러디는 더 빠르고 더 강력해졌다. '판페르시의 슈퍼골' '페페의 박치기 퇴장' '오초아의 브라질전 슈퍼세이브' 등 핫이슈에 네티즌들이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있다. '재기발랄' 패러디물이 '빛의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개막후 일주일간 쏟아진 2014년 축구팬들의 패러디물들을 보면, 브라질월드컵 초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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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전 슈퍼골 '판페르싱' 판페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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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조별리그 G조 1차전 독일-포르투갈전, 전반 37분 쓰러진 토마스 뮐러의 머리를 들이받은 '박치기왕' 페페의 퇴장은 충격적이었다. 조 1위 결정전으로 불린 이 경기에서 포르투갈이 0대4로 패하며 G조의 판세가 뒤엉켰다. 캐나다의 한 축구기자가 뮐러와 페페의 모습을 레고블럭으로 재현해 올린 사진은 트위터를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국내 네티즌은 밀레의 명화 '이삭줍기'에 페페를 교묘하게 합성했다. 'nayo****'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17일 새벽 '이삭줍는 페페'라는 제목으로 커뮤니티사이트 루리웹에 올린 기발한 사진이 SNS와 온라인을 타고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웃음을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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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조별리그 A조 2차전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0대0 무승부를 이끈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는 '벽초아'라는 별명과 함께 영웅이 됐다. 네이마르의 헤딩슛, 티아구 실바, 파울리뉴의 릴레이 슈팅 등 14개의 공을 100% 막아냈다. 철벽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신들린 선방'을 패러디한 사진들이 연달아 등장했다. 이 경기의 맨오브더매치(MOM, Man Of The Match)는 당연히 오초아였다. 브라질전 직후 오초아의 페이스북에는 슈퍼세이브 패러디물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오초아가 벽으로 변신해 강력한 대포알도 막아낼 기세로 서 있는 모습, 분신술이라도 펼친 듯 수십 명의 오초아가 골대를 빈틈없이 메운 모습, '슈퍼맨' '드래곤볼' 등 슈퍼히어로와의 합성사진 등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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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디펜딩챔피언' 스페인이 조별리그 B조 2차전 칠레전에서 0대2로 패한 직후, 스페인대표팀 '귀화 에이스' 디에구 코스타(26·아틀렌티코마드리드)를 겨냥한 패러디물도 쏟아졌다. 스페인은 네덜란드(1대5 패)-칠레에 2연패하며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코스타는 '비운의 아이콘'이 됐다. 코스타는 2013년 3월 이탈리아전에서 스콜라리 브라질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후 소속팀 AT마드리드에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브라질대표팀에서 뛰지 못했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스페인축구협회가 코스타에게 귀화를 권유했다. 코스타는 2014년 3월, 스페인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2013~2014시즌 36골을 쏘아올린 코스타가 스페인 유니폼을 입고 조국에서 열리는 브라질월드컵 무대에 섰다. 그러나 스페인은 2006년 이후 8년만에 A매치 2연패의 수모와 함께 몰락했다. 브라질 관중들은 후반 19분 토레스와 교체되는 코스타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SNS에서는 '코스타의 선택'을 조롱하는 패러디물이 줄을 잇고 있다. 코스타가 휴대폰 통화를 하는 사진 아래 '여보세요, 스콜라리 감독님? 제가 농담했던 거 아시죠?'라는 문구를 달았다. '코스타의 수난'이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