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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매치업]수아레스 vs 루니, 팀 운명 가를 에이스 대결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6-19 06:22


ⓒAFPBBNews = News1

우루과이와 잉글랜드 모두 물러설 곳이 없다. 양 팀 다 1차전에서 졌다. 2패는 곧 탈락이다. 벼랑 끝에 몰린 우루과이와 잉글랜드가 20일 새벽(한국시각)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격돌한다. 상대를 무조건 꺾어야만 한다. 승부의 키는 양 팀의 '에이스'들이 쥐고 있다. 바로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우루과이)와 웨인 루니(맨유, 잉글랜드)다.

수아레스, 팀동료들 눈에 피눈물 낼까

수아레스는 잉글랜드 전문가다.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리버풀 소속으로 31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잉글랜드의 중앙 수비수인 필 자기엘카(에버턴)와 개리 케이힐(첼시)과는 리그 내내 맞붙었다. 잉글랜드 수비진의 약점을 훤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 잉글랜드 중심에 있는 선수들 모두 수아레스의 손바닥 안에 있다.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캡틴' 스티븐 제라드와 조던 엔더슨, 최전방 공격진인 다니엘 스터리지와 라힘 스털링 모두 리버풀 동료들이다. 수아레스는 이들의 장단점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습성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잉글랜드는 수아레스의 출전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털링은 언론을 통해 "경기장에서 수아레스를 마주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바람과 다르게 수아레스는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우루과이는 승리가 절실하다. 코스타리카와의 1차전에서 1대3으로 졌다. 승점 3점을 놓친 우루과이로서는 남은 2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최고의 공격수가 필요하다.

몸상태도 좋다. 수아레스는 5월에 받은 왼무릎 반월판 연골 수술로 코스타리카전에는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잉글랜드전을 앞두고 "내 몸상태는 100%다"라며 출격을 자신했다. 이어 "잉글랜드 선수들은 팀 동료나 상대로 만났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수비적 결함을 우리는 잘 활용해야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AFPBBNews = News1
루니, 제 포지션에서 일 낼까

15일 잉글랜드가 이탈리아에게 1대2로 진 뒤 영국 언론들은 로이 호지슨 감독의 전술을 비판했다. 호지슨 감독은 루니를 왼쪽 측면 공격수로 놓았다. 루니의 주포지션인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는 스털링을 배치했다. 포지션을 내준 루니는 부진했다. 0-1로 뒤지던 전반 37분 정확한 크로스로 스터리지의 동점골을 뽑아낸 것 외에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 입장에서는 고육지책이었다. 루니를 믿을 수 없었다. 소속팀 맨유에서는 펄펄 날았다. 올 시즌에도 17골-10도움을 올리며 제 몫을 해냈다. 문제는 월드컵이었다. 루니는 월드컵만 되면 작아졌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더욱이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퇴장당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오른 발목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골을 넣지 못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온도차가 큰 루니에게 '해결사'의 역할보다는 '도우미'가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호지슨 감독은 이탈리아전이 끝난 뒤 "루니는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으며,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지슨 감독의 변호에도 영국 언론들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다들 루니를 제 포지션인 섀도 스트라이커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뿐 아니라 유명인들도 가세했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적 스트라이커 앨런 시어러는 "루니가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빼버리는 것이 낫다"며 호지슨 감독을 압박했다. 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도 "왼쪽 측면에서의 루니는 위협적이지 않다. 루니는 타고난 골잡이기 때문이다"고 호지슨 감독을 비판했다.

호지슨 감독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팀훈련에서 루니가 섀도 스트라이커로 섰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섀도 스트라이커' 루니. 잉글랜드의 명운을 결정할 핵심 키워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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