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첫 승부, 아쉬운 무승부였다. 18일(한국시각)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가진 러시아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이근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다.
앞서 벌어진 경기서는 H조 최강 벨기에가 알제리를 눌렀다.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멕시코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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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반전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러시아의 공격을 차단했다. 러시아도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수비의 맞대결 속에서 전반 11분 손흥민이 기회를 잡았다. 드리블 돌파로 공간을 만든 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뜨고 말았다. 전반 39분에도 박주영의 헤딩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공간을 파고 들었다. 아쉽게도 슈팅은 다시 골문을 넘어갔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후반 4분과 5분 구자철, 기성용이 잇달아 중거리포로 러시아 골문을 노렸다. 홍 감독은 후반 10분 교체 카드를 뽑아들었다. 박주영 대신 이근호를 투입했다. 결국 이근호가 일을 냈다. 활발하게 러시아 수비진을 휘젓던 이근호는 후반 23분 역습 상황에서 아크 정면으로 드리블, 20여m 지점에서 그대로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빠르게 회전한 슈팅은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의 손을 빠져나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29분 한국 수비진이 걷어낸 볼이 문전 쇄도하던 러시아 선수의 몸에 맞고 흘렀고, 공격에 가담해있던 케르자코프가 문전 오른쪽에서 오른발골로 연결하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홍 감독은 후반 38분 손흥민 대신 김보경(카디프시티)을 투입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러시아도 만만치 않은 반격을 펼쳤다. 결국 승부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벨기에, 역시 막강 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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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모츠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루카쿠가 최전방, 좌우 측면 공격수 라인에는 아자르와 더브라위너가 포진했다. 중앙에는 세 명의 미드필드를 세웠다. 위첼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그 위에 샤들리와 뎀벨레가 자리했다. 포백 라인은 페르통언-콩파니-판 바위턴-알데르바이럴트가 맡았고, 골키퍼 장갑은 쿠르투아가 꼈다.
알제리도 4-2-3-1 전술을 가동했다. 다만 벨기에와 달리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수다니가 최전방 공격수, 좌우 측면은 마흐레즈와 페굴리가 맡았다. 다이데르는 섀도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미드필드 진영은 수비력이 좋은 벤탈렙과 메드자니가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책임졌다. 굴람-할리체-부게라-모스테파가 포백라인에 섰는데 벤탈렙과 메드자니가 포백 라인 바로 앞에 위치해 수비벽을 두텁게 했다. 알제리의 골문은 음볼리가 지켰다.
선제골은 알제리가 터뜨렸다. 전반 25분 굴람이 왼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2선에서 빠르게 침투를 하던 페굴리의 팔을 페르통언이 잡아당겨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페굴리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차 넣었다. 알제리의 월드컵 본선 6경기만의 득점이었다.
뒤진 벨기에의 빌모츠 감독은 후반이 시작되자 샤들리 대신 돌파가 좋은 메르턴스를 교체 투입했다. 이후 공격이 살아났다. 측면 크로스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점점 알제리의 수비벽을 허물었다. 빌모츠 감독은 후반 12분에는 루카쿠 대신 오리기를, 후반 20분에는 뎀벨레를 빼고 제공권과 피지컬이 뛰어난 펠라이니를 투입했다.
결국 공격 강화카드가 위력을 발휘했다. 펠라이니가 투입 5분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왼측면에서 올라온 더 브라위너의 크로스를 백헤딩 골로 연결했다. 후반 35분에는 메르턴스가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으로 골망을 갈랐다.
브라질, 거미손 오초아 못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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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일퇴의 공방이었다. 역습이 양팀의 주 공격 형태였다. 브라질은 전반 25분 네이마르의 빠른 역습으로 멕시코의 골문을 두드렸다. 알베스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네이마르가 헤딩 슛까지 날렸지만, 멕시코의 오초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멕시코는 전반 41분 바스케스의 중거리슛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브라질은 전반 4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전으로 연결된 크로스를 티아고 실바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각도를 좁히고 나온 오초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초반에도 전반과 같은 양상이었다. 멕시코의 강한 압박과 협력 수비에 브라질의 공격이 다소 주춤했다. 오히려 멕시코가 브라질을 위협하는 상황이 많이 연출됐다. 멕시코는 브라질의 포백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기 위해 측면 돌파와 중거리슛을 계속해서 시도했다.
브라질은 후반 18분 네이마르의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23분에는 네이마르의 슈팅이 오초아 골키퍼의 정면을 향했다. 30분에는 베르나드의 스루패스에 이어 조가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지만, 오른쪽 골포스트를 빗나갔다. 40분에는 네이마르의 왼쪽 측면 프리킥을 쇄도하던 티아고 실바가 헤딩 슛으로 연결했다. 노마크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초아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하면서 멕시코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결국 브라질과 멕시코는 3분의 추가시간에도 상대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이날 무승부로 브라질은 1승1무(승점 4점)를 기록, 조 선두를 지켰다. 멕시코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브라질 +2, 멕시코 +1)에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