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네이마르-모드리치, 발끝에서 승부 갈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6-12 07:40


첫 판부터 축구팬들을 설레이게 할 매치업이 성사됐다.

13일 오전 5시(한국시각)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가 격돌한다. 유럽 빅클럽을 누비는 수많은 스타들이 포진해 있지만, 승부는 두 선수의 발끝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주인공은 브라질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는 '신성'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와 크로아티아가 자랑하는 '중원의 모차르트' 루카 모드리치(29·레알 마드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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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특별했던 두 천재

네이마르와 모드리치 모두 어린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양 국 축구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992년 태어난 네이마르는 출산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 신생아 시절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했다. 때문에 체구가 작았지만 재능만큼은 뛰어났다. 포르투게자에서 아버지의 세심한 지도를 받으며 풋살과 길거리 축구를 병행한 네이마르는 펠레의 팀이었던 빅클럽 산토스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17세에 1군 무대를 밟은 네이마르는 화려한 기술과 센스로 일찌감치 '제2의 펠레'로 불렸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네이마르 선발 여부를 두고 국민적 찬반 논란이 있을 정도로 센세이셔널한 모습을 보였다. 2010년 브라질대표팀에 선발된 네이마르는 기대대로 에이스로 성장했다. 산토스에서 4년간 225경기 출전 136골의 기록을 남긴 네이마르는 지난해 마침내 유럽행을 결심하며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1985년생인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 독립전쟁으로 불우한 유년시절을 겪었다. 계속된 전쟁으로 강제 이주를 당하는 아픔 속에서도 축구선수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 일찌감치 뛰어난 재능을 뽐낸 모드리치는 16세 때 크로아티아 빅클럽인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팀에 입단했다. 3년 뒤 정식 계약을 할때에는 무려 10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제시받을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성인무대에 안착한 모드리치는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매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2008년 토트넘으로 이적한 모드리치는 특급 플레이메이커 반열에 오르며 2012년에는 꿈의 클럽이었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대표팀에서도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2006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모드리치는 유로2008 맹활약을 포함,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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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야 팀이 산다

네이마르와 모드리치는 팀 전력의 핵심이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 전략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택했다. 단단한 수비진은 브라질 최고의 자랑이다. 역습에 나설 공격진의 선봉에는 네이마르가 있다. 스타들이 즐비한 브라질이지만 네이마르만큼은 특별하다. 왼쪽 윙포워드에 포진한 네이마르는 공격의 전지역을 누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돌파에서부터 공격의 실마리를 찾는다. 지나칠 정도로 1대1 돌파에 의존하지만 그 성공률이 대단히 높다. 파울 유도에도 일가견이 있다. 바르셀로나 이적 후에는 패스에도 눈을 뜬 모습이다. 동료들을 이용하는 움직임도 좋아졌다. 지난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며 정신적으로도 한단계 도약했다. 지난 시즌 부상과 스캔들로 바르셀로나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브라질대표팀에서는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최전방에 포진한 프레드(플루미넨세)가 스스로 득점상황을 만드는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만큼 이를 보완할 네이마르의 활약은 절대적이다.

크로아티아의 공격은 모드리치의 발끝에서 출발한다. 모드리치는 4-2-3-1을 즐겨쓰는 크로아티아에서 더블볼란치(두명의 수비형미드필더) 자리에서 뛴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을 누비는 것은 물론 넓은 시야로 경기를 조율한다. 경기 흐름을 바꿔놓는 킬패스는 모드리치의 전매특허다. 빠르고 유연한 드리블로 웬만해서는 볼을 뺏기는 법이 없다. 특히 키핑력이 뛰어나 압박에도 당황하는 법이 없다. 문전에서 때리는 중거리 슛도 위협적이다. 올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반 라키티치(세비야)와 구성할 중원은 크로아티아 최고의 힘이다. 다만 라키티치의 위치가 다소 애매하다. 공격형으로 기용할지, 모드리치의 파트너로 내보낼지가 니코 코바치 감독의 고민이다. 수비진이 다소 약한 크로아티아는 공격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핵심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가 징계로 브라질전에 나올 수 없는만큼 중원에서 더 적극적인 공격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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