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포토스토리] 추억의 2002 이운재 편, '월드컵 4강 이끈 슈퍼세이브'

송정헌 기자

기사입력 2014-06-10 06:12



'끝까지 알 수 없었던 2002 한일월드컵 주전 골키퍼' 요즘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골키퍼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정성룡 골키퍼와 김승규 골키퍼가 양보 없는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도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김병지 골키퍼와 이운재 골키퍼의 주전 골키퍼 경쟁은 전문가들도 쉽게 승패를 점칠 수 없을 정도였다.


2002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운재.

2001년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에서 프랑스에 0-5로 대패를 당하며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훈련에 임하던 GK삼인방. 김병지,이운재,최은성

월드컵을 앞두고 5월 31일 경주 화랑훈련원에서 가진 대표팀 골키퍼들의 훈련 점검에서 김병지 골키퍼가 이운재 골키퍼의 수비 동작을 지켜보고 있다.

2002 월드컵 기간 이운재와 김병지는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두고 열린 평가전에서 스코틀랜드 전(5월16일)에는 김병지를 내세우더니 잉글랜드 전(5월21일)에는 이운재를 투입했고 다시 프랑스 전(5월26일)에는 김병지를 출장시키는 등 감독의 선택은 좀처럼 정해지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김병지와 이운재의 능력을 모두 높이 평가하며 끝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었다. 김병지는 순발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점에서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이운재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쳐 인정을 받았다.


2007년 프로축구 FA컵 서울-수원의 경기에서 이운재와 김병지가 엇갈리며 서로를 위로해주고 있다. 훌륭한 라이벌이 있었기에 이 둘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골키퍼는 2002월드컵 전까지는 한국대표팀의 대표적인 취약 포지션이었다. 94년 미국월드컵에선 최인영 골키퍼의 실수에 쉬운 골들을 허용했고, 98월드컵에서는 GK 김병지가 선방을 펼치기도 했지만 취약한 수비진들과의 문제로 네덜란드 전에서 무려 5골을 내주며 패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론 허약한 수비라인도 문제였지만 최종 골문지기인 골키퍼의 비중은 그 무엇보다도 크다.


이운재를 끝까지 믿고 경기에 출전시킨 히딩크 감독.
히딩크는 화려한 김병지의 플레이보다 안정감을 장점으로 가진 이운재를 끝내 선택했다.
2002한일월드컵 최종 GK는 화려한 능력의 골키퍼 김병지가 아닌 기본과 안정감을 내세운 이운재가 첫 경기인 폴란드 전부터 월드컵 마지막 경기인 터키 전까지 모두 출전하며 이운재의 승리로 끝났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이운재는 예선전 세 경기에서 1실점 완벽한 수비 능력을 선보이며 대표팀을 16강에 진출 시켰고, 이탈리아와 16강 전에서는 이탈리아의 막강한 공격라인을 맞아 철벽 수문장의 면모를 보여주며 승리를 이끌었다. 4강 티켓을 놓고 일전을 벌이게 된 한국과 스페인의 광주대첩은 승부차기 끝에 이운재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로 대표팀을 4강에 이끌었다.


선수들과 붉은악마 응원단이 모두 하나가 되어 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응원했다.

스페인의 파상공격을 끝까지 잘 막아내고 있는 이운재.

스페인전에서 공중볼을 잡아내고 있는 이운재.
6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이운재는 이케르 카시야스(당시21세· 레알마드리드)와 골키퍼 자존심 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었었다. 스페인 카시야스 골키퍼는 2002월드컵 이후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며 대표적인 골키퍼로 성공했지만 당시 어린 카시야스는 이운재의 결정적인 승부차기 선방에 짐을 싸야 했다.


이운재가 호아킨의 슈팅을 막아내자 환호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스페인전을 마치고 붉은악마 응원에 답례하고 있는 이운재.

이운재가 스페인의 4번째 키커 호아킨 산체스의 볼으 막아내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스페인전 승부차기. 결정적인 슈퍼세이브를 펼치고 있는 이운재.

8강전 스페인과 경기를 마치고 이운재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뒤를 든든하게 지켜낸 이운재.
이운재는 스페인 전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의 네 번째 키커 호아킨 산체스의 볼을 잡아내며 대표팀이 승리할 수 있는 요건을 만들었다. 호아킨의 슈팅 자세에 이운재는 먼저 방향을 잡지 않고 있다가 다소 위력이 떨어진 공을 왼쪽으로 다이빙하면서 막아 냈다.


4강전에서 독일 올리버 칸과 이운재는 야신상 후보에 오르며 끝까지 멋진 대결을 펼쳤다. 경기 종료 후 칸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이운재 골키퍼.
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면 받는 '골든슈'와 최고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은 언제나 최고의 스타를 만들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이운재는 독일의 올리버 칸과 함께 마지막까지 야신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었다. 비록 칸이 최고의 골키퍼 영광을 차지했지만 이운재가 이끈 4강 진출은 이운재를 한국 최고의 골키퍼로 만들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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