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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십년감수다.
홍명보호가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오른쪽 풀백 김창수(가시와)가 2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세인트토마스대학 운동장에서 열린 월드컵대표팀 훈련 도중 쓰러진 것이다. 훈련 후반부 수비 조직 점검을 위해 수비수들이 공격수들을 상대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하던 도중이었다. 공격수와 볼을 경합하던 김창수가 이후 잠시 걷다가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별다른 경합 상황이 없었던 터라 부상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훈련장을 주시하던 송준섭 월드컵대표팀 주치의와 황인우 의무팀장이 부리나케 김창수를 향해 달려갔다. 훈련을 지휘하던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 역시 김창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다행히 김창수는 곧 일어났다. 왼쪽 발목 통증을 한동안 호소하다 의무진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곧 회복했다. 간단한 스프레이 처방을 받은 뒤 절뚝거리며 그라운드를 걷던 김창수는 곧 수비 상황에 다시 참가하면서 이상없음을 증명했다. 홍 감독도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훈련을 지휘했다.
홍명보호는 출범 초반부터 부상과 싸워왔다. 4월에 박주영(아스널) 박주호(마인츠) 기성용(스완지시티) 박종우(광저우 부리)가 소속팀을 떠나 부상 치료차 조기 귀국을 택했다. 이 중 박주호는 부상 회복 속도가 더뎌 지난달 8일 23명의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다가, 김진수(니가타)의 부상 치료가 장기화되자 대체 발탁의 반전드라마를 썼다. 5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전에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상대 선수의 태클에 차여 타박상을 해 마이애미 전지훈련 첫날 일정에 합류하지 못하기도 했다. 홍 감독도 시차적응 전까지는 부상을 우려해 훈련의 강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드러낼 정도였다. 다 만들어놓은 구상이 부상이라는 변수 때문에 흐트러질 수 있다. 김창수 해프닝은 그래서 홍명보호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