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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는 운명은 거스를 수 없었다. 스승도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둘의 월드컵은 진행형이다.
차두리는 기대를 했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그는 "대표팀은 축구를 그만할 때까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월드컵은 선수라면 꼭 나가고 싶은 대회"라며 "나도 몸 상태가 썩 나쁘지 않아 한편으로 기대를 많이 했었다"고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기분은 또 달랐다. "탈락은 항상 아픈 것이다. 2006년은 월드컵을 독일에서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직감이라는게 있는 것 같다. 이번에도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몸상태가 좋아서, 또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2006년보다는 조금 더 아쉬움이 남는다."
최 감독은 차두리의 아픔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는 "두리는 작년에 우리팀에 와서 힘든 상황에서 좋은 컨디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했다. 나도 일말의 희망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음을 줬다. 하지만 두리의 이름은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일월드컵 당시 둘은 룸메이트였다. 최 감독이 방장, 차두리가 방졸이었다. 스승은 제자를 향한 응원을 당부했다. 최 감독은 "물론 힘들겠지만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두리의 이름이 오를 수 있도록 응원해주길 바란다. 두리의 축구 인생은 소설 같은 스토리다. 앞으로 더 큰 한국 축구의 중심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최 감독도 속에 둔 얘기를 꺼냈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믿음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23명의 최종엔트리가 발표가 됐지만 예년같지 않은 분위기다. 누구보다 홍 감독께서 엔트리에 가장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한마음이 돼 최고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모두가 성원과 지지를 해줘야 하는게 우리의 역할이지 않나 싶다. 부담갖지 않고 잘하면 2002년 같은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수 있는 역량이 있다. 우리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할 때 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운명의 색깔은 달랐지만 바람은 동색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