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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2013년을 잊고 싶다. 2011년 이후 2년만에 나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그룹 최하위의 굴욕을 맞보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FA컵에서는 16강전에서 탈락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간신히 그룹A에 잔류했다. 최종 성적은 14개팀 가운데 5위였다.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였다.
수원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연패였다. 수원은 2013년 시즌동안 3번 연패를 경험했다. 처음 2번은 3연패였다. 마지막에는 내리 5번을 지고 말았다. 연패를 할 때마다 선수들은 자신감을 잃었다. 선수단 분위기도 최악으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연패를 찾아보기 힘들다. 3월 22일 포항전과 3월 26일 성남전에서 2연패를 했을 뿐이다. 4월 27일 서울전 패배에 이어 4월 30일 상주와의 FA컵 32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지기는 했다. 하지만 공식 기록 상으로 승부차기 패배는 무승부다. 결국 올 시즌 수원은 딱 1번, 2연패를 한 것이 전부다.
연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팀 전력이 안정을 되찾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수비진이 지난해에 비해 무게감을 갖추었다. 올시즌 치른 12경기에서 11실점을 했다. 경기당 1실점도 안된다. 조성진과 헤이네르, 곽광선이 돌아가면서 잘 막아주고 있다. 선수들의 로테이션 시스템도 잘 돌아가고 있다. 균열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포지션에서 대체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왼쪽 풀백과 오른쪽 측면 공격수다. 왼쪽 풀백 홍 철은 연이은 출전으로 체력이 떨어졌다. 대신 3일 전북전에서는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린 최재수가 선발로 출전해 맹활약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역시 부진한 서정진 대신 배기종이 맹활약하며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서정원 감독의 개인적인 성장도 눈에 띈다. 서 감독은 지난 시즌 프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연패에 허덕일때마다 경험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라졌다. 연패에 빠지면 충격요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실제로 성남전에서 지며 2연패했을 때 서 감독은 "수원이 이 정도 밖에 안되냐"는 독설로 선수들을 자극했다. 수원은 이어진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연패에서 벗어났다. 서 감독은 "일단 팀이 안정화되면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팀전력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더욱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을 거듭하겠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