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에서 3호골 터트린 이청용, 그의 미래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5-04 00:13



이청용(26·볼턴)의 올시즌 마지막 선물은 골이었다.

이청용이 3일(이하 한국시각) 볼턴의 리복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최종전 버밍엄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3호골을 터트렸다. 0-0으로 맞선 후반 12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침투,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지난달 26일 셰필드 웬즈데이(3대1 승)와의 원정경기에서 2호골을 터트린 데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이다.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 좌절된 볼턴은 2대2로 비겼다. 이청용에 이어 후반 31분 주키비츠가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볼턴은 2분 뒤 지기치에 추격골을 허용한 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카디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청용은 후반 36분 교체됐다. 볼턴은 14위(승점 59·14승17무15패)로 올시즌을 마감했다.

이제 그의 미래가 관심이다. 이청용은 2009년 8월 볼턴에 둥지를 틀었다. 다섯 번째 시즌의 막이 내렸다. 그는 올시즌 볼턴이 치른 정규리그 46경기 가운데 무려 45경기(선발 32경기, 교체 13경기)에 출격했다. 팀내 최다 출전이다. 늦게 터진감이 없지 않지만 2경기 연속골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시즌 3골-5도움으로 마무리했다. 공격포인트가 전부가 아니다.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다. 볼턴의 간판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기로에 섰다. 이청용과 볼턴의 계약기간은 2015년 여름까지다. 이청용의 꿈은 볼턴과 함께 EPL에 승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챔피언십에서의 두 번째 시즌이지만 EPL 승격은 또 다시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연속골은 새로운 출발의 서막이다. 공격의 윤활유지만 골결정력 부족은 해묵은 과제였다. 회생의 탈출구였다. 골만 더해지면 이청용의 가치는 배가될 수 있다. 이청용은 그동안 이적시장 때마다 EPL팀들의 구애를 받았다. 그러나 볼턴이 필수인력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는 거취에 대한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아 볼턴이 이청용의 이적료로 책정해 놓은 700만파운드(약 122억원)도 타협의 여지가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도 희망이다. 이청용은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트렸다. 이정수와 함께 공동 최다골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15일 스위스와의 A매치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전 이후 1242일 만에 넣은 A매치 골이었다.

브라질월드컵이 임박했다. 그는 붙박이 오른쪽 미드필더다. 다음달 12일 소집을 앞두고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것은 홍명보호에는 단비다. 이청용은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창조적인 플레이로 공격을 이끈다. 화려한 발재간을 앞세운 개인기와 스피드, 반박자 빠른 패스가 곁들여 진다.

공격 흐름을 주도하다보니 종종 찬스를 잡는다. 필요할 때 한 방을 터트려줘야 한다. 해결사 역할도 그의 몫이다. 기분좋은 골 기억이 브라질월드컵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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