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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파주서 펼쳐진 여자축구 '끝장토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4-09 07:13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렇게 모인 건 처음이네요."

8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낮익은 얼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최인철 인천 현대제철 감독, 이미연 부산상무 감독,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등 여자축구 관계자들이 총출동 했다. 대한축구협회 최순호 부회장, 안기헌 전무이사, 조병득 정해성 이사 등 축구계 고위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협회는 8~9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여자축구발전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축구협회와 여자연맹의 발전방안 제시를 시작으로 토론과 결과 도출 등의 순서로 일정을 짰다. 초중고 대학 및 WK-리그 관계자 뿐만 아니라 기업인, 학계, 언론인까지 참여하는 일종의 끝장토론이었다.

축구협회는 지도자와 선수 뿐만 아니라 일반 팬까지 아우르는 4개월 간의 사전조사를 거쳐 워크숍의 문을 열었다. 지난해 사석에서 여자축구 발전 방안 마련을 지시하며 워크숍 판을 짰던 정몽규 회장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여자축구 발전은 매번 이야기가 나왔던 부분이지만, 항상 용두사미가 되기 일쑤였다. 축구계가 한 자리에 모여 여자축구에 대해 논의하는 첫 워크숍인 만큼 긍정적인 방안들이 도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자축구계 관계자도 "저변 확대를 위한 팀 창단이나 WK-리그 확대 등 그동안 여자연맹 차원에서 접근하기에 벅찬 부분들이 많았다. 이번 워크숍이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20년 중장기 발전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지난해 발표한 비전 2033에 포함된 여자축구 발전을 골든에이지(유소녀 시스템 강화), 골든퍼블릭(홍보-마케팅 역량 증대), 골든리더(여자 지도자, 심판, 행정력 강화) 등 3가지로 세분화 했다. 여자 대표팀 A매치 정례화 및 2019년 여자월드컵 유치, 여자 유소년 선수 지역권역별 영재 육성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축구협회는 워크숍 결과를 토대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여자연맹과의 협조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에 들어간다는 로드맵을 짰다. 여자연맹도 전임지도자 시도별 배치 및 유소녀 축구클럽 연계 등의 발전 방안을 들고 나왔다.

여자축구 발전 방안은 이전에도 수없이 제기됐던 사안이다. 2010년 17세 이하 여자청소년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 호성적에 힘입어 정부차원에서도 학원 및 실업팀 창단 지원 등의 정책을 제시한 바 있으나, 4년이 지난 현재 흐지부지된 상태다. 워크숍을 향한 시선은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실행 의지가 문제다. 축구계가 팀 창단과 영재발굴 및 육성, 국제대회 유치 등 재정-행정적 난맥상을 제대로 풀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축구협회와 여자연맹의 발전방안이 공급자 중심적이라는 지적도 피하기 힘들었다. 한 참가자는 "축구인 중심이 아닌 수요자인 팬 중심에 서서 발전방안을 풀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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