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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윤일록(22)의 골에 아픈 사연이 있었다.
윤일록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28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에 2대0 승리를 선물했다. 그는 5분 전에는 고요한의 선제골에 주춧돌을 놓았다. 그의 슈팅이 수비수 맞고 흐른 것을 고요한이 헤딩으로 화답했다.
아픔은 더 컸다. 윤일록은 부산전에서 K-리그 최연소 100경기를 달성했다. 1992년 3월 7일생인 그는 만 22세 16일 만에 K-리그 100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서울 소속으로 현재 군복무 중인 정조국(안산 경찰청)의 22세 44일을 28일이나 앞당겼다. 하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날 그 한을 털었다. "저번 경기 때 그런 일이 있어서 잠시 내려갔다 왔다. 아는 선수가 몇명 없었고, 감독님만 알고 있었다. 힘들어도 버티려고 했다. 팀이 힘들었는데 골로 보답해 기뻤다. 할아버지가 오늘 큰 선물을 준 것 같아 다른 골에 비해 더 기뻤다." 잔잔한 감동이 흘렀다. "할아버지가 워낙 많이 챙겨주셨다. 축구를 하다보니 명절에도 잘 못내려갔다. 올초 22세 이하 대표팀에 다녀온 후 잠깐 쉴 때 뵈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서 골을 넣은 후 하늘을 바라봤다"며 슬품을 삼켰다.
최연소 100경기 출전에 대해서는 "K-리그에서 이런 기록을 남기게 돼 영광이다.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감독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서울은 이날 K-리그에서 1무2패 뒤 마침내 승점 3점을 챙겼다. 윤일록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힘들고 리그에서도 이기지도 못하고, 골도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다. 골도 넣고 팀도 이겼다. 연승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그 속에서 골도 넣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윤일록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의 경계선에 서 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K-리그의 몇몇 선수를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솔직히 그런 생각은 하나도 없다. 팀이 더 안 좋았기 때문에 팀 생각을 더 많이했다. 팀에서 잘하면 홍 감독님께서 알아주시고 기회를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얀과 하대성의 이적, 아디의 은퇴 그리고 몰리나의 전력 이탈, 전력의 축이었던 4명이 한꺼번에 빠졌다. 윤일록이 서울의 희망이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