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단독인터뷰]①적응이요? 아우토반처럼 갈 길이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3-20 15:06 | 최종수정 2014-03-21 07:26


ⓒAFPBBNews = News1

1년전 신문을 펼쳤다. 손흥민(22·레버쿠젠)이 창간 23주년 인터뷰에 나섰다. 동료들의 질문에 답하는 '10대1 인터뷰'였다. 김신욱(울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대표팀 동료들은 물론이고 최용수 서울 감독, 최진한 부천 감독 등 지도자들도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손흥민에게 물었다. 재미있는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1년이 지났다. 이번에는 스포츠조선이 직접 나섰다. 독자들을 대신해 손흥민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처음'에 집중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유쾌하면서도 겸손했다. 겸병필승(謙兵必勝·겸손하면 이긴다)이라 했다.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손흥민과의 유쾌한 인터뷰, 이제부터 시작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생애 첫 이적이었다. 레버쿠젠이 함부르크에게 준 돈은 1000만유로. 우리 돈으로 150억원 가까이되는 거액이다. 손흥민의 포텐(잠재력을 뜻하는 축구계 은어)에 투자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3시즌 동안 78경기에 나와 20골-3도움을 기록했다. 2012~2013시즌에는 34경기에 나와 12골-2도움을 올렸다. 급상승세였다. 레버쿠젠에 온 손흥민은 주전 자리를 꿰찼다. 슈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과 함께 3S라인을 구성했다. 33경기에 나서 10골-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친정팀인 함부르크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선수 최초 유럽 빅리그에서의 해트트릭이었다. 빠른 적응의 이유를 물었다.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익숙해요. 주말마다 향하는 경기장, 상대 선수, 그라운드의 잔디, 언어, 관중의 응원 열기 등등이죠."

하지만 '빠른 적응'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빠른 적응이라고 장담하기는 곤란합니다. 아직 노력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서 제 앞에 가야할 길이 아우토반처럼 쭉 뻗어 있습니다."

손흥민은 골잡이다.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을 뽑아낸다. 수비수들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골을 만들어낸다. 111경기에서 뽑아낸 30골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을 물었다. 함부르크전 해트트릭이나 자신의 프로 첫 골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예상은 빗나갔다. 의외의, 그러면서도 멋진 대답이 날아왔다.

"기억에 남는 골은 제가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골을 넣지 못하게 될 때 추억할 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제가 넣은 몇 골에 취해있거나 자만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분데스리가의 훌륭한 공격수 사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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