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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신문을 펼쳤다. 손흥민(22·레버쿠젠)이 창간 23주년 인터뷰에 나섰다. 동료들의 질문에 답하는 '10대1 인터뷰'였다. 김신욱(울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대표팀 동료들은 물론이고 최용수 서울 감독, 최진한 부천 감독 등 지도자들도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손흥민에게 물었다. 재미있는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1년이 지났다. 이번에는 스포츠조선이 직접 나섰다. 독자들을 대신해 손흥민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처음'에 집중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유쾌하면서도 겸손했다. 겸병필승(謙兵必勝·겸손하면 이긴다)이라 했다.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손흥민과의 유쾌한 인터뷰, 이제부터 시작이다.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익숙해요. 주말마다 향하는 경기장, 상대 선수, 그라운드의 잔디, 언어, 관중의 응원 열기 등등이죠."
하지만 '빠른 적응'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빠른 적응이라고 장담하기는 곤란합니다. 아직 노력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서 제 앞에 가야할 길이 아우토반처럼 쭉 뻗어 있습니다."
손흥민은 골잡이다.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을 뽑아낸다. 수비수들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골을 만들어낸다. 111경기에서 뽑아낸 30골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을 물었다. 함부르크전 해트트릭이나 자신의 프로 첫 골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예상은 빗나갔다. 의외의, 그러면서도 멋진 대답이 날아왔다.
"기억에 남는 골은 제가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골을 넣지 못하게 될 때 추억할 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제가 넣은 몇 골에 취해있거나 자만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분데스리가의 훌륭한 공격수 사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