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훤-드로겟 골'제주, 전남에 2대1 시즌 첫승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3-16 17:52


"제주 역시 우리가 복수해야 할 팀 중 하나죠."

16일 전남 광양전용구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제주와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하석주 전남 감독은 전의를 불태웠다. 8일 서울과의 개막전에서 2대0으로 완승했다. 지긋지긋했던 5연패를 끊어냈다. 전남은 제주에게도 유독 약했다. 지난해 개막전에선 광양루니 이종호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0대1로 분패했다. 2012년 7월 21일 이후 5경기에서 1무4패, 제주를 상대로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하 감독은 "제주는 송진형 윤빛가람 에스티벤의 미드필더진도 좋지만, 황일수 드로겟이 버티는 측면도 상당히 날카롭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 역시 "전남전에 강하긴 했지만, 늘 쉬운 경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이종호, 스테보 등이 어우러지며 신구 조화가 좋아졌다"란 말로 경계심을 표했다. 박 감독은 "올시즌은 2강10중이다. 전북 울산을 제외한 10개팀 중 허투루 볼 팀은 단 한팀도 없다"고 했다. 하 감독의 의견도 비슷했다. "1강11중이다. 전북을 제외한 11팀은 서로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전반 초반 양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전반 17분 문전 혼전 양상속에 제주의 선제골이 터졌다. 드로겟의 코너킥 직후 공중볼 다툼끝에 전남 홍진기가 걷어낸 볼을 정다훤이 따냈다. 회심의 헤딩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올시즌 제주 유니폼을 갈아입은 수비수 정다훤이 시즌 1호골을 기록했다. 전반 31분 심동운의 노마크 찬스에서 날린 결정적인 슈팅은 김호준의 선방에 걸렸다.

후반 4분, 전남은 심동운 대신 레안드리뉴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전반 20분 스테보의 머리가 빛났다.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스테보의 헤딩슛이 제주 수비수 이 용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었다. 스테보가 서포터들을 향해 질주하며 양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1만 22명의 관중이 운집한 광양전용구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이 용은 수원전(0대1 패)에 이어 2연속 자책골을 기록하는 쓰라린 불운을 맛봤다. 후반 31분 레안드리뉴, 후반 32분 이종호의 슈팅이 아깝게 빗나갔다. 곧바로 제주에 찬스가 찾아왔다. 후반 33분 시종일관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던 드로겟이 결승골을 신고했다. 후반 32분 황일수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올려준 질풍같은 크로스를 드로겟이 반박자 빠른 헤딩슈팅으로 마무리했다. 90분 내내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펼치던 '드로언니' 드로겟과 '황볼트' 황일수가 이 용을 구했다. 2대1 승리였다. 2경기 연속 승점 3점을 날릴 뻔한, 이 용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 징크스를 넘어선 전남은 홈에서 제주를 넘어서지 못했다. 제주는 전남의 천적임을 다시 한번 인증했다. 전남을 상대로 3연승, 6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짜릿한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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