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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살인일정이다.
포항의 3월은 험난하다. 3주간 주중, 주말 구분 없이 7경기를 치러야 한다.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갖는 울산과의 2014년 K-리그 클래식 첫 경기부터 29일 상주와의 5라운드까지 3일 간격으로 잇달아 승부에 나선다. 이 와중에 11일 부리람(태국)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원정까지 치른다. 스쿼드가 단단한 팀이라도 주전과 백업 구분 없는 로테이션을 가동해야 체력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지난해에 비해 스쿼드가 더욱 얇아진 포항이 그동안 재미를 봤던 로테이션을 가동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경험에서 답을 찾았다. 포항은 지난해 클래식 개막전부터 11경기 연속 무패(6승5무)를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9월 스플릿 그룹A 일정을 시작한 뒤 흔들림이 있었음에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반면 ACL에서는 조별리그 초반 3경기에서 단 1승(2무)에 그치면서 16강행에 실패했다. 로테이션 안배는 힘이 모자랐다. 정면돌파 선언은 사상 첫 더블(클래식-FA컵 동시 우승)을 일군 챔피언의 자존심이자 2년 연속 ACL 탈락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자신감이 힘이다. 2012년 후반기부터 다져온 포항의 조직력은 정점에 달해 있다. 올 시즌도 외국인 선수는 없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중앙수비수 김형일과 공격형 미드필더 김재성이 가세하면서 힘은 더욱 강해졌다.
황 감독은 "5월 월드컵 브레이크 전까지 일정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가 결국 클래식 한해 농사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CL에 대해서도 "지난 2년 간 조별리그를 경험해보니 초반에 얻는 결과가 16강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더라. 올해에는 초반에 승부를 볼 생각"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지난해 한 시즌 동안 또래 선수들 보다 많은 경험을 했다. 충분히 뚫고 나아갈 힘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사위는 던졌다. 챔피언 포항의 눈은 오직 앞만 바라보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