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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극강'의 그들이 무너졌다. 4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첼시에 0-1로 패했다. 아스널에도, 토트넘에도 6골씩 몰아친 그곳에서 단 한 골도 뽑지 못한 맨시티. 도리어 골대를 세 차례나 얻어맞으며 추가 실점의 빌미를 흘리곤 했다.
맨시티의 경기 운영이 형편없었던 건 절대 아니다. 볼의 소유권을 쥐고 있었고, 숨을 고를 만한 여유도 보였다. 야야 투레는 경기 초반 마티치-다비드루이스 라인을 상대로도 괜찮은 조율 능력을 발휘하며, 흥분 상태로 붕 뜬 팀에 안정성을 부여했다. 이 선수 덕에 중앙에서 돌던 볼은 첼시 진영으로 꾸준히 공급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볼이 다시 맨시티 진영으로 넘어올 때, 우려했던 문제는 여과 없이 드러났다. 경이로운 팀 득점력에 가렸던 수비 불안이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 이 선수의 수비력에 맨시티는 늘 쓰러질 염려가 있었고, 이를 가늠할 무대였던 첼시전부터 심하게 삐걱거렸다.
여기엔 페르난지뉴의 공백도 함께 작용했다. 야야 투레와 짝을 이룬 데미첼리스가 가장 아쉬웠던 건 안정감. 발이 빠른 자원이기는 하나, 지나치게 도전하는 형태의 수비 방법은 도박성이 짙었다. 첼시의 2선을 보다 높은 선에서 방해하려는 의도는 빈틈을 보이며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콤파니가 성실하게 전진하며 상당히 넓은 수비 범위를 메워갔으나, 이것이 무결점의 수비 커버를 보장할 순 없었다. 오버랩에 가담한 콜라로프나 사발레타가 완전히 수비 위치로 돌아오지 못했을 때, 위험 진영엔 나스타시치 홀로 남는 장면은 너무 위험했다. 이번 달 중순 치를 첼시-바르셀로나 2연전도 불안한 상황, 투레발(發) 도미노는 아직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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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패턴이 결국엔 '양날의 검'이 됐다. 네그레도-제코 투톱의 활동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부터 꼬집을 일. 주로 페널티박스 안에 머무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게 큰 아쉬움이었다. 물론 공격 자원이 득점의 사정권 안으로 꾸준히 접근한 건 중요했지만, 연계 플레이를 통한 부분 전술에 동참하지 못한다면 팀 전체의 공격이 죽을 수 있었다. 게다가 마티치-다비드루이즈 라인의 뒷공간을 부숴야 했던 실바도 상대를 곤욕스럽게 할 작업에 공을 세우지 못했다. 박스 언저리에서의 영민한 움직임에 득점 센스까지 탑재한 아게로의 공백이 참으로 아쉬웠던 부분. 믿었던 오른쪽 측면은 시간이 갈수록 단조로운 패턴의 표상이 됐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