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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의 '골 헤는 밤' 해친 2실점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1-20 09:54 | 최종수정 2014-01-20 10:27


ⓒ 맨체스터시티 공식페이스북 캡처

'골 헤는 밤'. 골 하나에 제코, 골 하나에 나바스, 골 하나에 야야 투레, 그리고 마지막 골 하나에 아게로.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골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부상 복귀한 아게로마저 폭발한 까닭이요, 아직 맨시티의 다음 홈 경기가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19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카디프 시티를 불러들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4-2 승리를 챙겼다.

맨시티의 '화력 예찬론'은 다소 진부한 레퍼토리가 됐다. 툭 하면 5~6골씩을 투하했으니 이제 4득점 정도는 예삿일. 중앙 수비 두 명, 좌우측 풀백 중 하나, 그리고 하비 가르시아 정도가 남았고, 나머지는 중앙선 위로 넘어가 상대를 몰아놓고 때리기 바빴다. 후방에서 투입되는 전진 패스는 대부분 측면에서 들어오는 맨시티 윙어의 몫이었고, 이를 견제하지 못한 카디프는 수비 위치를 재조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네그레도-제코의 투톱은 성실하게 상대 수비를 끌어냈고, 실바, 나바스, 야야 투레, 사발레타는 이들과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그다음 연계 동작을 이어나갔다.

페르난지뉴가 빠진 후방의 플레이메이킹도 눈여겨볼 대목이었다. 보통은 중앙 미드필더 진영에서 실바와 나바스에게 짧게 연결해 4-2-2-2 시스템의 느낌을 많이 줬던 맨시티가 이번엔 달랐다. 삼각 대형을 구축해 패스를 빠르게 돌리며 상대를 유인했고, 틈이 생기면 중간 과정을 생략한 채 곧장 후방을 찌르는 장면을 여러 번 연출해냈다. 볼을 점유하며 펼치는 중원에서의 전면전은 후방으로 넘어간 볼을 추격하는 2vs2, 3vs3 정도의 국지전으로 바뀌었고, 여기엔 후방에서 철퇴를 휘두르며 상대 뒷공간을 파괴한 야야 투레의 시야, 센스, 패스 정확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상대를 들었다 놨다, 쥐었다 폈다 한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맨시티의 완승'이라는 표현에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24개의 슈팅으로 4골을 만들어냈으나, 7개의 슈팅에 2골이나 헌납한 건 그리 달갑지 않은 기록이었다. 수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출하던 약점을 공격의 파괴력으로 틀어막았던 시한폭탄이 결국 터진 것. 눈에 띄게 줄어든 야야 투레의 행동반경과 수비적인 적극성은 중원의 파트너가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함을 뜻했고, 이는 플랫 4의 중앙뿐 아니라 측면에까지 부담을 안겨왔다. 크레이그눈에게 동점골을 내준 과정도 결국엔 하비 가르시아의 기본적인 커버가 뒷받침되지 않은 원인이 컸다.

찜찜함의 절정은 93분에 내준 두 번째 실점. 아무도 코너킥 상황에서 캠벨이 슈팅하는 과정을 방해하지 못했다. 크로스가 특별했다기보다는 이 궤적을 꾸준히 따라가지 못한 탓이 더 컸던 장면. 결과엔 차질이 없었지만, 만에 하나 우승 문턱에서 이렇게 쉽게 골을 내줬을 때 'Six and the city'가 무조건 힘을 발휘하리라 확신할 수만도 없다. 골을 많이 넣어 그랬지, 우승 경쟁은 1위 아스널(51점), 2위 맨시티(50점), 3위 첼시(49점)로 아직도 한창이다. 지난해 11월 선덜랜드전 이후 15승 2무, 두 달이 넘도록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이 팀이 전설로 남기 위해선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집중력도 반드시 욕심을 낼 부분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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