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스 포옛 선덜랜드 감독과 영국 언론, 그리고 선덜랜드 팬들의 입에서 기성용(25)의 이름이 연일 메아리치고 있다.
기성용이 선덜랜드의 '대세'로 떠 올랐다. 영국 언론들도 선덜랜드의 상승세를 조명하며 기성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포옛 선덜랜드 감독은 기성용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후 만난 포옛 감독은 기성용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성용은 창의적이고 익사이팅한 선수다."
포옛 감독의 말대로 풀럼전은 기성용의 창의성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먼저 기성용의 득점장면을 살펴보자. 기성용은 아담 존슨이 프리킥을 시도할 당시 2선에 빠져있다가 페널티박스로 빠르게 돌진했다. 볼은 정확히 기성용의 발 앞으로 배달됐고, 기성용은 오른발 강력 슈팅으로 풀럼의 골망을 흔들었다. 최고의 순간은 기성용의 EPL 첫 도움 장면이다. 기성용은 역습과정에서 알티도어의 짧은 패스를 받아 10m를 드리블로 돌파했다. 평소 선덜랜드의 공격수들은 이 장면에서 슈팅을 시도하거나 측면으로 공을 빼 경기 속도를 지연시키곤 했다. 기성용은 달랐다. 그는 주위를 한 번 살피더니 대각선을 가로지르는 전진 스루 패스를 찔러줬다. 낮고 강하게 뿌려진 스루패스는 약 20m를 날아가 페널티박스 앞으로 전진하던 존슨의 발끝에 정확히 배달됐고 존슨의 논스톱 슈팅이 골로 연결됐다. 역습 과정에서 공격이 시작된지 단 10초만에 마무리된 '완벽한 득점'이었다. 단조로웠던 선덜랜드의 공격루트가 기성용의 공격 가세로 다채로워졌다. 골이 나왔던 세트피스 공격도 기성용의 슈팅 능력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기에 시도할 수 있었던 변칙 전술이었다.
포옛 감독도 최고의 경기를 펼친 기성용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트피스 득점은) 많은 훈련을 통해 나온 골이다. 기성용은 내가 뭘 원하는 지 잘 알고 있다. 세트피스 골이 아주 훌륭했다." 이어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패스가 뛰어난 기성용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하는게 바람직하다"면서 "한국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고 알고 있다. 한국 대표팀도 그의 공격적인 능력을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기성용의 새 임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국 언론도 기성용의 활약에 호평을 보냈다. 영국의 스포츠전문채널인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게 평점 8점을 부여했다. '리그에서 첫 필드골을 기록했다. 아담 존슨에게도 완벽한 어시스트를 찔러줘 역습의 모범적이 사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기성용의 득점 장면보다 선덜랜드 공격의 변화를 가져온 스루 패스에 더욱 높은 점수를 줬다.
|
팬들에 대한 고마움은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기성용은 "많은 팬들이 런던 원정을 와줘서 놀라왔다. 경기 내내 우리를 위해 응원을 해줬다"면서 "우리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팬들에게 우리가 이기려 한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들은 런던까지 원정에 오느라 많은 돈을 지불했다. 우리가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임대 신분인 기성용의 활약에 선덜랜드가 들썩거리고 있다.
런던=김장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