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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동계 훈련은 밑그림이다. 각 팀별로 체력 및 경기 감각 끌어올리기 등 기본적인 훈련을 수행한다. 이것만 하는 것이 아니다. K-리그 클래식 12개팀들을 살펴보면 저마다 우선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있다. 크게 이적 공백 최소화, 패배의식 탈피, 전술 완성도 극대화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일단 상위권팀들은 주요 선수들의 이적에 대비하고 있다. 우승팀 포항은 아직 구체적인 이적 선수가 없다. 하지만 신화용과 노병준 박성호 황진성 등 주요 선수들이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얻었다. 아직 FA계약을 완료하지 못했다. 재계약 협상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물밑에서 몇몇 선수들의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준우승팀 울산은 김호곤 감독의 이탈이 가장 크다. 조민국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김호곤 감독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울은 데얀 이적 공백이 부담된다. 수원 역시 경찰에 입대한 이용래와 박현범의 공백 메우기가 최대 이슈다.
잔류에 간신히 성공한 전남과 경남 등은 패배의식 걷어내기가 관건이다. 전남은 지난시즌 38경기에서 9승, 경남은 8승에 그쳤다. 특히 전남은 같은 모기업 산하인 포항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포항은 올 시즌 정규리그와 FA컵 동시 우승을 일구어냈다. 전남으로서는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석주 감독 등 전남 코칭스태프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선수단 기살리기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경남 역시 노련한 이차만 감독과 이흥실 수석코치 콤비를 데려와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덜어내려 한다.
전술의 극대화를 꾀하는 팀들도 있다. 수원이 대표적이다. 수원은 서정원 감독의 지휘 아래 '짧은 패스 위주의 축구'를 주창해왔다. 그 결과 팀컬러 자체가 '선굵은 축구'에서 '잘게 썰어가는 축구'로 바뀌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전진패스보다는 횡패스와 백패스가 많았다. 수원은 4일 소집한 뒤 8일부터 남해 전지훈련을 간다. 1월 말부터는 터키 안탈리아로 넘어가 한달간 담금질을 한다. 동유럽권팀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수원표 패싱 축구의 완성도를 더할 참이다. 전북 역시 동계훈련을 통해 최강희표 '닥공 축구'의 무게감을 더할 참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