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3골' 맨시티, 이번 주말엔 1위 밟을까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12-20 09:16 | 최종수정 2013-12-20 11:04


ⓒ 맨체스터시티 공식 페이스북 캡처

'Six and the city'.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무조건 옳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토트넘을 불러들여 6골(6-0 승)을 선사한 맨시티가 지난 주말 16라운드에선 아스널을 초대해 또다시 6골(6-3 승)을 챙겼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9위에서 주춤했던 순위는 4위로 수직 상승했고, 1위 아스널과의 승점 차는 3점으로 줄어들었다. 골득실(+29로 1위, 차순위 리버풀은 +21)에 여유가 있어 때에 따라 이번 주말엔 1위를 밟는 일도 가능하다.

지난주말 넋을 놓고 지켜본 건 맨시티가 아스널 진영을 점령해가는 방법이었다. 볼 키핑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한 덕에 중원에서의 점유가 가능했다. 패스를 주고받던 이들은 한쪽 측면에서 다른 측면으로 전환하는 템포가 무척이나 빨랐고, 이에 아스널의 수비 대형 전체가 좌우로 움직였다. 측면을 노리다가도 중앙에 균열이 생기면 예리한 종패스가 어김없이 들어가 공격 작업이 이뤄졌다. 부상에서 돌아온 실바는 명불허전이었고, 한창 때에 비해 아쉬운 야야 투레도 공격 센스만큼은 살아 있었다. 여기에 잘 녹아든 페르난지뉴는 착실한 볼배급으로 팀을 지탱했다.

이러한 맨시티를 저지하기 어려웠던 건 벌어진 틈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기 때문. 절정에 달한 아게로-네그레도 투톱은 주력에 활동량까지 갖춰 중앙-측면-전방-후방을 가리지 않았다. 실바와 나스리는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야야 투레와 함께 연계 플레이를 만들어냈고, 오른쪽 측면에서는 사발레타가 쉼 없이 치고 올라왔다. 전진할 때를 정확히 알고 오버래핑하는 자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탄하는 동안 나바스처럼 종적인 돌파에 특화된 자원도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상대를 교란했다.


맨시티의 공격은 6~7명 선에서 이뤄졌다. 보통은 페르난지뉴가 야야 투레의 후방을 감싸는 식이었고, 사발레타가 올라가면 클리쉬가 자리를 지켰다. 또, 콤파니-데미첼리스는 부지런히 전진해 미드필더와의 사이 공간을 없앴다. 많지 않은 수비 숫자에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던 건 앞선에서의 적극성 덕분이었다. 맨시티 공격진은 볼을 내준 뒤 끝줄, 옆줄까지 쫓아가 상당히 강한 압박을 시도하며 후방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상대 실수를 족족 골로 연결하는 결정력은 토트넘전에 이어 또 한 번 상대의 자존심을 긁어버린 원동력이었다.

이들이 정녕 무서운 건 만족을 모르는 집념에 있었다. 4-2로 앞선 43분, 체력적으로 지친 야야 투레를 대신해 아군과 적군의 박스를 오가던 페르난지뉴가 또 한 골을 밀어 넣었다. 어디 그뿐인가. 밀너는 '교체 선수의 정석'을 몸소 연출해냈다. 네그레도 아래 밀너-나스리-나바스를 배치한 맨시티는 왼쪽으로의 볼 투입을 계속 시도했고, 밀너는 싱싱한 모습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후반 49분 5-3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PK를 얻어 득점에 성공, 리그 1위 아스널에 뽑아낸 6골은 이러한 공격 본능에서 나왔다. 아마 '공격포인트 수당'으로 쓰는 돈만도 엄청나지 않을까 싶다.

개막전 뉴캐슬전에서 4골을 작렬한 것을 시작으로 맨유에 4골, 노리치에 7골, CSKA모스크바에 5골, 토트넘에 6골, 뮌헨에 3골, 그리고 아스널에 6골을 안겼다. 리그 기준 16라운드 현재 47골, 경기당 세 골에 가깝게 폭격을 가한 터라 최다 득점과 골득실은 독보적인 1위다. 이제 맨시티에 남은 건 무자비한 공격력이 원정에서도 안정적으로 발휘됨을 증명하는 일. 22일 일요일 0시 런던 크레이븐코티지에서 펼쳐질 풀럼 원정에서도 폭발하며 1위까지 밟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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