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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감독의 보배, 안준찬 다시 날아오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12-18 17:36 | 최종수정 2013-12-19 07:32


안준찬(오른쪽).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강만수 우리카드 감독(58)은 레프트 안준찬(27)만 떠올리면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서슴없이 "준찬이는 우리 팀의 보배"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강 감독이 안준찬을 칭찬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멀티플레이어다. 진가는 올시즌 잘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공격수 루니와 최홍석 김정환 등이 불안할 때 투입돼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주 포지션은 레프트지만, 라이트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안정된 서브 리시브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강 감독은 "준찬이는 서브 리시브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매일 오전 훈련 때 서브 리시브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안준찬은 충남 논산의 기민중 1학년 때 배구를 처음 시작했다.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친구들과 논의 끝에 많은 종목 중 배구를 택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구를 시작한 선수들보다 입문이 다소 늦었지만, 누구보다 성실했고 기본기에 충실했다.

빠르게 현실을 직시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안준찬은 "키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보니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서브 리시브였다"고 회상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IG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프로 선수가 된 안준찬은 곧바로 세터 황동일(대한항공)과 트레이드돼 우리카드의 전신인 우리캐피탈로 둥지를 옮겼다. 첫 시즌은 악몽이었다. 오른발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결국 1년을 쉬고 말았다. 재활을 마치고 1년 뒤에 또 다시 쓰러졌다. 오른무릎 연골이 닳아 재생 수술을 받았다. 지난시즌 재활을 끝내고 코트에 돌아왔지만, 후유증에 시달렸다. 수술한 부위가 불안해 리시브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시즌 어둠에서 벗어났다. 자존심을 내려놓으니 다시 날아오를 기회가 주어졌다. 그 동안 팀 내 주전멤버였던 안준찬은 이번 시즌 최고의 '조커'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여러 선수들을 백업하는 입장에서 우왕좌왕했다.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기회만 적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코트에 들어가서는 똑같다고 생각했다. 코칭스태프와 얘기를 한 뒤 내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님의 선택이다. 그것에 불만을 가지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프로 6년차인 안준찬에게 부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수술로 점프력이 낮아지긴 했지만, 블로킹은 타이밍으로, 공격은 높은 타점이 아닌 각을 보고 때리려고 한다. 힘보다 요령이 생겼다"고 말했다.

안준찬의 배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이 아닌 팀이다. 그는 "팬들에게 잘보이겠다고 '혼자 잘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팀이 다 같이 잘해야 모두가 빛이 날 수 있을 것"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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