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4개 구단 운영 성적표]운영점수 세부평가, 항목별 분석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12-10 08:03



2013년 K-리그 클래식 구단 운영 최종 평가는 시즌 성적 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 등 전반적인 항목을 세세하게 평가했다. 객관적인 자료와 현장에서 드러난 모습과 이에 대한 평가, 외부 조언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목표 성취도

최고점은 단연 포항이었다. 클래식과 FA컵을 동시에 제패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 중위권 정도에 머물 것이라는 시즌 전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시즌 내내 고공비행했지만, 막판에 무너진 울산은 8점, 디펜딩챔피언 서울과 정상 언저리를 맴돈 전북은 각각 7점을 받았다. 그룹A에 입성했던 인천은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7점을 받으면서 노력을 보상 받았다. 반면 환골탈태를 선언한 수원은 리그와 FA컵 뿐만 아니라 마지막 자존심으로 여겨졌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까지 확보하지 못하는 부진 속에 시즌을 마쳤다. 4점이라는 점수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혁신을 요구하는 외침이다.

선수단 운용 능력

'황선대원군'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관리 능력을 선보인 포항에게 만점이 돌아갔다. 다른 팀에 비해 열악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클래식에 이어 FA컵까지 제패한 결과는 새 바람이 되기에 충분했다. ACL 결승까지 병행하면서도 상위권에 도전했던 서울과 감독 교체의 진통 속에 추락하면서도 후반기 약진했던 전북은 각각 8점을 획득했다. 울산은 시즌 내내 안정적이었지만, 부상과 징계 등 위기 관리 능력에서 허점을 드러낸 게 아쉬웠다. 상위 전력으로 평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룹B로 추락한 제주와 시즌 내내 허둥지둥했던 수원은 낮은 평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관중 동원 능력

흥행투톱은 변하지 않았다. 양대산맥 수원과 서울이 최다관중 1, 2위를 차지했다. 수원의 평균관중은 1만7689명, 서울은 1만6607명이었다. 그럼에도 수원과 서울의 점수는 각각 7점, 6점에 그쳤다. 이유가 있다. 허울뿐인 최다관중이다. 두 팀 모두 지난해에 비해 관중수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수원은 12.7%, 서울은 19%가 감소했다. 최고 인기 구단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경남이다. 경남은 5960명의 평균관중을 끌어들이며 전년대비 155.7%의 증가세를 보였다. 만점에 가까운 9점이 주어졌다. 경남은 최다 관중에게 주어지는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수상했다. 관중수가 증가한 인천, 포항, 울산도 7점을 받았다.

페어플레이


파울은 경기 흐름을 좌지우지 하는 경기력의 중요한 요소다. 파울이 많다고 해서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된 것은 아니다. 단, 경고와 퇴장은 얘기가 달라진다. 고의성 반칙 및 상대 선수에 위해를 가하는 플레이에는 가차없이 카드가 주어진다. 프로축구연맹은 경고, 퇴장, 상벌위원회 벌금 등을 점수로 환산, 페어플레이상을 수여한다. 서울이 1위를 차지했다. 경고 49개와 퇴장 1개를 묶어 환산 점수에서 51점을 받았다. 페어플레이 지수에서는 1위로 10점을 챙겼다. 울산(경고 60개, 퇴장 1개·62점)과 수원(경고 64개, 퇴장 3개·70점), 대전(경고 65개, 퇴장3개·72점)이 뒤를 이었다. 최하위는 성남이었다. 무려 93개의 경고와 5개의 레드 카드를 받았다.

연고지 밀착도

지역 연고가 정착되며 연고지 밀착도는 구단 운영을 평가하는 중요 항목이 됐다. 관중 동원, 마케팅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방구단의 선전이 돋보였다. 제주와 포항이 나란히 8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제주는 지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점이, 포항은 시와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고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전북, 경남, 서울이 7점으로 2위권을 형성했다. 수원이 3점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수원FC의 등장으로 시의 관심이 시들해진데다, 경기장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외국인 선수 활용 능력

데얀 몰리나 아디 에스쿠데로 등 외국인 4인방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서울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름값에 걸맞는 실력으로 클래식 뿐만 아니라 ACL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케빈 레오나르도 조합으로 중위권에서 돌파구를 만들어 냈던 전북의 선전 역시 인상적이었다. 반면 울산은 하피냐가 김신욱과 조화를 이뤘으나 마스다 호베르또 까이끼의 기복이 문제였다. 올해 포항의 더블에 따라 붙는 수식어인 '쇄국축구'는 양날의 검이다. 국내파 선수들을 앞세운 바람몰이는 칭찬할 만하다. 다만 리그 전체의 수준을 끌어 올려야 할 책무와 ACL 제패라는 염원을 이루기 위해선 외국인 선수 수급은 시급과제다. 0점은 달게 받아야 할 채찍이다.

홍보 파워

홍보 파워는 서울이 가장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점수가 하락한 가운데 서울만이 7점을 받았다.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언론을 장식했을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서울 시내 버스 내 LED보드를 통한 하이라이트 영상 방영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며 호평을 받았다. 라이벌 수원이 그 뒤를 이엇다. 부진한 성적으로 발목을 잡힌 것이 아쉬웠다. 포항, 울산, 전북, 제주가 5점으로 3위권을 이뤘다. 모두 단발적인 이벤트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연속성에서 서울, 수원과 비교하기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었다. 강등된 강원이 최하위인 2점에 머물렀다.

팬서비스 등 마케팅 역량

올시즌 프로축구연맹은 유료 관중수 집계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각 팀마다 마케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특별한 마케팅이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경남과 제주의 행보는 호평을 받을만 하다. 경남은'도민 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총 183회의 마케팅 행사를 펼쳤다. 기자단이 투표를 통해 올해 마케팅을 가장 성공적으로 펼친 클럽에게 주는 '팬 프랜들리'상도 수상했다. 제주도 파티 컨셉트을 차용한 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다. 흥행 투톱 서울과 수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3점에 그친 전남, 성남, 강원의 마케팅은 낙제점을 받았다.

유소년 시스템

선수 수급의 근간이다. 동시에 장기적인 구단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항목이기도 하다. 오랜기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유소년 발굴에 힘써온 포항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최근 2년간 고무열 이명주 등 유스 출신 선수들을 팀의 중심으로 성장시킨데 이어 올해는 김승대를 키워냈다. 포항 유스팀인 포항 제철고는 2013년 전국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 패권을 차지해 미래 전망마저 밝게 했다. 수원, 울산, 전북도 오래전부터 유스 시스템에 공을 들인 결과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최근 유스 시스템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울은 3점을 받아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제주와 강원이 유스 기반이 가장 약한 팀으로 꼽혔다.


박상경, 하성룡,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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