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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오랜동안 지속된 심판의 폐쇄적 파벌주의를 깨기 위해 칼을 꺼내 들었다.
협회는 9일 '정해성 현 경기위원장을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경기인 출신인 정 위원장을 심판계의 수장으로 선임해 본격적으로 심판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협회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다.
심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자 축구협회는 비리 척결을 선포했다. 경기인 출신의 심판위원장 선임이 개혁의 신호탄이다. 1994년 1급 심판자격증을 획득한 정 신임 위원장은 부천(현 제주), 전남 등 프로구단 사령탑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수석 코치를 역임했다. 올해 3월부터는 축구협회 경기위원장을 맡아왔다. 심판과 지도자 경험을 두루 갖춰, 심판과 지도자간의 떨어진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파벌주의를 없앨 적임자로 꼽혀왔다. 정 신임 위원장은 후임 경기위원장이 선임될 때까지 심판과 경기위원장을 겸임하게 된다.
"부담스러운 자리에 앉게 됐다"며 입을 연 정 위원장은 "개혁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이고 있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 가지 원칙을 확고히 세웠다. "심판은 교육이 필요하고 배정이 공정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 이 세 가지 원칙을 중심에 두고 심판을 선임하겠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심판실이 독립 기구가 될 수 있도록 협회와 협의를 하겠다. 동시에 심판실의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찍만 꺼내든 것은 아니다. 정 위원장은 "심판의 자존심이 너무 떨어져 있다. 지도자와의 신뢰 회복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고 심판 복지와 처우를 점차적으로 개선해 좋은 환경에서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라면서 "최선을 다해 뛰고 공정한 심판이 대접받고 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목표"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