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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의 K-리그 클래식 우승에 비상등이 켜졌다. '공격의 핵' 김신욱(25·울산)이 예기치 않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김신욱은 1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왼발목 염좌 부상을 했다.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음에도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남태희(레퀴야)와 교체돼 의문을 낳았다.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신욱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타박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던 부상이 갈수록 심각해졌다. 21일 오전 소속팀으로 복귀한 김신욱의 발목은 복숭아뼈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퉁퉁 부워있었다. 김호곤 울산 감독(62)은 곧바로 '김신욱 보호령'을 내렸다. 절대 안정을 주문했다. 안덕수 재활트레이너 팀장은 시간대별로 김신욱의 부상 정도를 체크할 정도로 특별 관리에 돌입했다. 김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 부상하지 않고 오길 바랐는데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울산은 올시즌 우승 확률이 90%다. 남은 3경기에서 승점 5점만 보태면 자력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때문에 우승으로 가는 3경기 중 첫 테이프를 끊을 수원전 결과가 중요하다. 수원만 꺾게 되면, 우승 확률이 95%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김신욱이 건재하다는 조건에서 성사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김 감독의 마음은 무겁고 바빠졌다. 일단 김신욱을 베스트멤버에서 제외한 상태에서 전술을 짜야한다. 김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신욱이가 못뛴다는 가정하에 있는 선수로 스쿼드를 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신욱의 대체자는 외국인공격수 까이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전방 공격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브라질 듀오' 까이끼와 하피냐가 투톱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플랜B가 플랜A만큼 강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울산은 중원에서의 패스 플레이가 투박한 편이다. 때문에 롱볼로 최전방에 위치한 장신의 김신욱에게 전달한 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파괴력 넘치는 공격을 펼치곤 했다. 그러나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사라져 다른 공격 전술을 가동해야 한다. 한상운-하피냐-까이끼-김용태의 제로톱 전술도 플랜B의 한 공격 형태다. '베테랑 지도자' 김 감독의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