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리'한 부상이었다.
박지성(32·PSV에인트호벤)은 9월 29일(이하 한국시각) AZ알크마르와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8라운드 원정경기(1대2 패)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발을 밟혔다. 당시 박지성은 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예상대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다. 부상 부위는 왼발가락과 발등이 이어지는 곳이었다.
이후 10월 말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다 11월 초 네덜란드로 건너간 박지성은 다시 부상 정도를 체크했다. 희소식이 들렸다. 이달 중순 훈련이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오매불망 기다리던 복귀 모습이 공개됐다. 19일 에인트호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는 모습이 전해졌다. 52일 만이다. 공개된 영상에서 박지성은 일단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 피지컬 트레이너가 박지성의 러닝과 드리블을 지켜봤다.
박지성의 복귀는 에인트호벤에 '가뭄의 단비'다. 에인트호벤은 박지성의 부상 이후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최근 9경기에서 3승2무4패를 기록했다. 정규리그에선 1승1무3패로 순위가 8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팀에 노련미가 떨어진 모습이었다. 스테인 스하르스(29)와 올라 토이보넨(27) 등 베테랑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시즌 초반 박지성이 보여줬던 강력한 카리스마는 찾아보지 못했다. 위기에 빠진 20대 초반의 젊은 피들을 이끌어줄 리더가 보이지 않았다.
박지성이 합류하면 팀 경기력이 살아날 수 있다. 박지성은 부상을 하기 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극찬을 받았다. 박지성의 왕성한 활동량은 활발한 공격을 유도했다. 무엇보다 순도높은 득점력은 박지성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박지성은 8월 25일 헤라클레스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당시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교체투입돼 동점골을 터뜨려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9월 22일 아약스전에선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자존심이 걸린 라이벌전에서 에인트호벤의 완승을 이끌었다. 코쿠 감독의 '믿을맨'이었다.
박지성은 훈련에 복귀했지만, 당장 실전 경기에 투입되진 않을 전망이다. 떨어진 경기 감각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박지성이 훈련장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에인트호벤에는 긍정의 바이러스가 흘러넘치고 있다. 조만간 나타날 '박지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