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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 운이 좋네요."
모처럼 기회를 잡은 백업 골키퍼들의 기싸움은 팽팽했다. 최근 3경기에서 잇달아 1대2로 패한 수원은 절실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선 서울과의 4위 다툼에서 승리해야 한다. 4위 서울이 승점 4점차로 앞선 상황, 부산전을 앞둔 서정원 수원 감독은 "남은 4경기는 매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선언했다.
김기용은 데뷔전에서 승점에 굶주린 '강적' 수원과 마주했다. 3주간 신의손 골키퍼 코치 아래서 구슬땀을 흘렸다. 전반 7분, 13분 산토스의 헤딩슛, 오른발 슈팅을 잇달아 막아냈다. 전반 19분 정대세의 벼락같은 왼발 슈팅도 잘 막아냈다. 김기용의 선방쇼에 부산 소녀팬들은 신이 났다. 일제히 "김기용!"을 연호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후반 김두현, 조동건을 잇달아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후반 38분 한지호의 슈팅이 불발되자, 임상협이 번개같이 쇄도했다. 양동원이 골문을 비운 새 흘러나온 세컨드볼을 놓치지 않고 가볍게 밀어넣었다. 부산이 갈길 바쁜 5위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부산은 인천전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수원은 4연패에 빠졌다. 1년차 김기용, 꿈의 데뷔전은 해피엔딩이었다. 운이 좋은 건 부산이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