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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김기용 데뷔전,부산 갈길 바쁜 수원 발목 잡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11-17 16:52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수원이 운이 좋네요."

17일 오후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펼쳐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수원전을 앞두고 윤성효 부산 감독이 허허롭게 웃었다. 지난 7월, 9월 수원과의 2연전에서 2연패했다. 그때도 베스트 멤버를 내보내지 못했다. "수원전마다 베스트 멤버를 짜느라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이번엔 수비수 박준강이 경고누적으로 빠졌고, 미드필더 박종우도 A매치에 차출됐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골키퍼였다. 이범영의 A대표팀 차출, '제2 골키퍼' 이창근의 어깨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 입단한 '넘버3' 김기용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올해 입단한 6명의 신인 중 마지막으로 데뷔전을 갖게 됐다. 수비수 황재훈이 백업 골키퍼로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수원 역시 국대 골키퍼 정성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백업 골키퍼 양동원이 나섰다. 그래도 수원은 사정이 좀 나았다. 2005년 대전에 입단한 양동원은 프로 8년차다. 2006년까지 최은성(전북)에게 밀려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2007년 리그에 데뷔, 3경기에 나섰고, 2010년 10경기를 소화했다. 2011년 백업 골키퍼로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9월 11일 부산과의 홈경기에 선발출전했다. 16개의 슈팅을 막아냈다.

모처럼 기회를 잡은 백업 골키퍼들의 기싸움은 팽팽했다. 최근 3경기에서 잇달아 1대2로 패한 수원은 절실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선 서울과의 4위 다툼에서 승리해야 한다. 4위 서울이 승점 4점차로 앞선 상황, 부산전을 앞둔 서정원 수원 감독은 "남은 4경기는 매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선언했다.

김기용은 데뷔전에서 승점에 굶주린 '강적' 수원과 마주했다. 3주간 신의손 골키퍼 코치 아래서 구슬땀을 흘렸다. 전반 7분, 13분 산토스의 헤딩슛, 오른발 슈팅을 잇달아 막아냈다. 전반 19분 정대세의 벼락같은 왼발 슈팅도 잘 막아냈다. 김기용의 선방쇼에 부산 소녀팬들은 신이 났다. 일제히 "김기용!"을 연호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후반 김두현, 조동건을 잇달아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수원 골키퍼 양동원 역시 선방으로 맞섰다. 부산은 무려 14개의 슈팅을 쏘아올렸다.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부산 양동현의 발끝은 날카로웠다. 끊임없이 수원의 골문을 노렸다.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슈팅수를 기록했다. 후반 35분 파그너의 프리킥, 김응진의 헤딩슛이 잇달아 골키퍼 양동원의 손끝을 맞고 튕겨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한끗, 한번의 집중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후반 38분 한지호의 슈팅이 불발되자, 임상협이 번개같이 쇄도했다. 양동원이 골문을 비운 새 흘러나온 세컨드볼을 놓치지 않고 가볍게 밀어넣었다. 부산이 갈길 바쁜 5위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부산은 인천전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수원은 4연패에 빠졌다. 1년차 김기용, 꿈의 데뷔전은 해피엔딩이었다. 운이 좋은 건 부산이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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